팰리세이드 돌풍..."지금 주문하면 9개월 기다려야"
현대자동차의 7~8인승 대형 SUV(스포츠 실용차량) '팰리세이드'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동급뿐만 아니라 중형·소형 SUV, 중·대형 세단 소비자까지 빨아들이며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사전계약만으로 일찌감치 '대박'을 터뜨렸다. 작년 11월 말부터 단 2주간 2만506대가 계약됐는데, 지난해 대형 SUV 전체 판매량의 43%에 해당하는 물량이었다.
2월 중순 현재 계약대수는 5만2천 대로, 차를 받는데 최대 9개월이 걸릴 예정이다. 그동안 대형 SUV의 한해 판매량은 1만 대를 넘기 어려웠다. 종전 최고 기록은 기아자동차 '모하비'의 1만5천205대(2017년)다.
팰리세이드 독주에 경쟁차종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동급인 쌍용차 'G4렉스턴'의 1월 판매량은 전월보다 20.8% 감소했고, 같은 기간 아래등급인 기아차 중형 SUV '쏘렌토'는 29.7%나 줄었다. 수입차도 SUV는 물론 미니밴까지 일제히 판매량이 하락했다.
대형 SUV로선 이례적인 인기의 비결은 40대 남성의 지지가 두드러졌다는 데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사전계약자의 85.2%는 남성이었고, 그중 40대 비중이 37.0%로 가장 높았다. 50대는 26.9%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고객 댓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패밀리(가족), 여행, 아빠 등이었다"며 "주로 가장인 40~50대 남성이 가족여행이나 레저 용도로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팰리세이드의 가장 큰 덕목은 가격이다. 디젤(2.2) 3천622만~4천177만 원, 가솔린(3.8) 3천475만~4천30만 원으로 당초 예상보다 500만 원 이상 낮다.
하위등급인 현대차 중형 SUV '싼타페'(2천815만~3천680만 원)와 가격대가 겹치고, 동급인 모하비(4천130만~4천869만 원)보다 700만 원가량 저렴하다. 중형 SUV나 세단을 고려하던 소비자가 충분히 욕심낼 만한 수준이다.
커다란 덩치도 팰리세이드가 호평받는 요인 중 하나다. 전장(4.98m)과 전폭(1.975m)이 동급에서 가장 커, 2열 좌석은 물론 3열도 성인 남성이 타기에 비좁지 않다. 그동안 3열은 아무리 대형 SUV라 해도 아이가 아니면 타기 힘들었다. 게다가 3열 등받이가 뒤로 10도 젖혀지고 그 뒤에 골프백을 2개까지 실을 수 있다.
가족을 배려해 구석구석 장치한 편의사양에도 후한 점수가 매겨진다.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USB단자를 모든 좌석에 설치했고, 컵홀더는 16개에 달한다. 계기판에 전 좌석의 안전벨트 착용여부가 표시돼, 행여 아이들이 벨트를 풀어도 바로 알 수 있다. 차량 오디오를 통해 3열 탑승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능도 요긴하다.
복합연비는 모하비보다 25%가량 높은 12.6km/L(디젤 기준)다. 차체는 더 크지만 차체 경량화와 새로운 실내공간 설계로 무게는 오히려 220kg 가벼워진 덕분이다.
올여름 미국 진출 예정인 팰리세이드는 벌써 여러 곳에서 미국 소비자의 눈도장을 찍었다. 세계적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이 그래미 어워즈에 팰리세이드를 타고 등장해 화제가 됐고, 미국 광고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프로미식축구(NFL) '슈퍼볼' 광고에선 소비자 선호도 1위(자동차 부문)를 차지했다.
유튜브 영상 조회도 최근 3천500만 뷰를 돌파했다.
(연합뉴스)
이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