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서 '1+1' 행사하는 갤럭시S10…한국은 '봉'?
마케팅 차별 전략일까, 소비자 차별 전략일까. 아니면 눈속임일까.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이 미국에서 '1+1' 행사품목이 됐다.
3월7일(현지시각) 스마트폰 전문매체 안드로이드센트럴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은 갤럭시S10 한 대를 사면 보급형인 갤럭시S10e 한 대를 공짜로 주는 행사를 진행중이다. 갤럭시S10e를 원치 않으면 그 가격(750달러)만큼 할인된 금액으로 갤럭시S10을 추가로 살 수도 있다. 행사기간은 3월17일까지다.
이는 갤럭시S10을 24개월 무이자 할부로 샀을 때 적용되는 조건이다. 버라이즌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월 납입가는 37.49달러(4만2000원). 원래 기기값은 899달러(102만1000원/128GB 기준)다.
이 외에도 티모바일, AT&T, US셀룰러 등 미국 이통사는 갤럭시S10을 사전 예약할 경우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조건은 조금씩 다르지만 혜택 폭이 적게는 390달러에서 많게는 1000달러까지다. 기기값보다 더 높다. 이통사는 스마트폰을 팔 때 제조사와 협의해 출고가와 할인폭 등을 결정한다고 알려져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이 2019년 3월6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갤럭시 S10' 출시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러한 미국 이통사의 할인행사는 자칫 역차별이란 비판을 부를 소지가 있다. 제값을 주고 사는 국내 소비자는 바가지를 쓴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다. 갤럭시S10의 한국 출고가는 105만6000원(128GB 기준). 미국 현지가보다 3만원 정도 비싸다. 그러나 1+1 행사에 준하는 구매혜택은 아직 없다. 단말기유통법(단통법) 시행으로 보조금을 통한 할인 경쟁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버라이즌은 지난해 8월에도 갤럭시 노트9의 사전예약을 받으면서 1+1 행사를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반값 할인 행사가 아니라 신규 가입자 확대를 위해 추진하는 마케팅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우리가 봉이냐"란 분통이 터져 나왔다.
또 이러한 할인행사는 제조사 입장에서도 양날의 검이란 지적도 나온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표방하고 나선 갤럭시의 고급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어서다. 판매량을 부풀리기 위한 꼼수란 시각도 있다.
갤럭시S10의 전작인 S9은 출시를 앞두고 지난해 전 세계에서 4200만 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실제 판매량은 3200만 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S10의 예상 판매량은 전작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다. 애플 전문 분석가로 알려진 대만계 증권 애널리스트 밍치궈는 3월7일 외신에 "갤럭시S10 시리즈는 4000만~4500만 대가 팔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갤럭시S10은 S9과 차별화되는 최신 기술을 집약한 제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구멍이 있는 홀 디스플레이, 초음파식 내장형 지문 인식 시스템,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 등이 특징이다. 3월8일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세계 약 70개 국에 출시됐다. 3월 말에는 출시 지역을 약 130개 국으로 넓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