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3명 탑승 美 크루즈선서 무더기 확진자…日 코로나 악몽 재현되나

샌프란시스코 정박 `그랜드 프린세스`호
최초 검사 45명 중 21명 양성
승무원·승객 무더기 전파 우려
약 700명 감염자 낸 日 선박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와 동일 선사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 [사진 = 연합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에서 일부 승무원과 승객을 대상으로 코로나 19 감염검사를 실시한 결과 40% 넘는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크루즈선에는 3500명 넘는 인원이 탑승해 7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한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각관 브리핑을 통해 크루즈선에서 승무원 19명 등 총 21명의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미국 보건당국은 전일 크루즈선 승객과 승무원을 합쳐 45명에 대해 코로나 19 감염 검사를 실시했는데 46.7%가 감염자로 판명된 것이다. 그랜드 프린세스호에는 승객 2422명과 승무원 1111명 등 총 3533명이 타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모든 승객과 승무원이 코로나 19 검사를 받을 것"이라며 "격리가 필요한 사람은 격리하고 의료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충분한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승객들에 대해 적절한 평가가 내려질 때까지 배는 육지에 상륙하지 못한다"고 말했었다. 그랜드 프린세스호는 지난달 11∼2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멕시코를 다녀오는 일정을 마치고 다시 샌프란시스코에서 하와이로 출발했다가 코로나 19 전염 우려가 제기되자 급히 귀항했다. 현재 이 배는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에 머물고 있다.

그랜드 프린세스호에서 코로나 19가 전파되고 있다는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달 11∼21일 멕시코 여정에 참여했던 여행객 중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중 기저질환이 있던 71세 남성이 숨졌다. 같은 여정에 참여했던 다른 여행객 9명도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됐다. 이들 9명 중 7명은 북부 캘리포니아 주민이고 다른 둘은 캐나다인이다. 펜스 부통령은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논의해 그랜드 프린세스호를 비상업용 항구로 옮길 예정이다.

그랜드 프린세스호의 초기 코로나 감염 상황은 지난 1일까지 요코하마 앞바다에 머물며 696명의 확진자를 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사태와 유사하다. 공교롭게도 그랜드 프린세스호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모두 같은 선사인 프린세스 크루즈가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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