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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동창리 우려…'포스트 하노이' 北美 기싸움 가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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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매체, 北동창리 발사장 정상가동 상태로 재건…北의도 '대미 압박'에 무게

北美, 모두 양보 조짐 없어…경협사업 활용한 韓 중재도 쉽지 않아 보여 

'동창리 국면', 북미대화 재개 속도에 어떤 변수될지 주목

38노스가 분석한 北동창리 발사장 위성사진…"정상가동 상태로 돌아간듯"(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위성촬영된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미사일발사장 모습으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와 에어버스 디펜스 앤 스페이스가 7일 제공한 사진이다. 38노스는 이 사진을 토대로 미사일 발사대와 엔진시험대를 재건하려는 공사가 빠른 속도로 계속되고 있으며 정상가동 상태(normal operational status)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ymarshal@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북한의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정상가동 상태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여파로 불안하던 한반도 정세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분위기다.

한국과 미국은 아직은 북한의 의도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을 견지한 채 동창리 발사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흐름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을 토대로 미사일 발사대와 엔진시험대를 재건하려는 공사가 빠른 속도로 계속되고 있으며 동창리 발사장이 예전의 통상적 가동 상태로 돌아간 것 같다고 7일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8일 "아직은 북한의 의도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는 이른 것 같다"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도 7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활동 의도를 좀 더 봐야 한다"고 신중론을 견지했다.

북한의 의도를 두고 초기에는 대미압박의 제스처라는 분석과 함께 폐쇄 동향의 일환일 수 있다는 관측도 동시에 제기됐지만, 재건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전자일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트럼프, 북한 미사일 발사장 복구 예상에 우려 표명 (PG)[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동창리 발사장 재건이 구체화하면서 미국에서 걱정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동창리 발사장 동향과 관련, "조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전날엔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날은 '사실로 확인된다면'이라는 전제도 달지 않았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됐지만 그나마 북미 정상 간 신뢰는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긍정적인 부분이었는데 이마저도 금이 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미 고위당국자의 우려는 보다 구체적이다. 그는 '위성 발사도 북한 스스로 선언한 (핵·미사일 실험) '유예' 방침에 위배되느냐'는 질문에 "우주 발사체 발사라 해도 북한이 한 약속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이 지난 2016년 2월 동창리에서 '위성 발사' 목적이라며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염두에 둔 질문과 답변으로, 북한이 이번에도 비슷한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지난해부터 이어온 협상의 판을 완전히 깰 수 있는 고강도 도발인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과연 단행할까'하는 의문은 있다.

일단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신호를 대외적으로 발신하며 미국의 양보를 압박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빈손 귀국'으로 체면이 상한 김정은 위원장이 조기에 제재 해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판'을 흔들어야 한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는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대북 외교의 성과로 자랑하고 있는 점을 역이용해 최고강도 대미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의 압박에도 양보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미 고위당국자는 "비핵화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대화를 할지에 대한 결정을 하는 데 있어 그 공은 궁극적으로 북한의 코트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플러스 알파'와 '민수분야 제재해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빈손으로 돌아섰는데, 그 이후에도 양측에서 입장 변화가 있다는 조짐은 전혀 없는 것이다.

한국의 중재 노력도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미 고위당국자는 이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 대한 제재 면제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했다. 

한국 정부는 남북경협사업을 북미 간 조속한 협상 재개를 위한 촉매제로 활용하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파악되는데, 미국의 동의조차 끌어내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남북 경협사업은 한미 간에 지속해서 이견을 조율해야 할 이슈"라며 "이것 외에도 다양한 중재 노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교가의 당면한 관심사는 새롭게 조성된 '동창리 국면'이 북미대화 재개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다. 

'악재'로 보이는 측면이 있지만 상황 관리를 위한 '대화 조기 재개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질문받는 이도훈 본부장(영종도=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한미 북핵 실무협상차 미국을 방문했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8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상세한 내용과 평가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2019.3.8 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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