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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이으려고"…숨진 아들 정자 채취하려는 美 중국계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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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군 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출처: 페이스북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 사망한 아들의 정자를 채취하려는 중국계 미국인 부모의 요구가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 졌다.

6일 워싱턴포스트(WP)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에 재학 중이던 생도 피터 주(21)는 지난달 23일 스키를 타러 갔다가 사고로 척추 골절과 뇌 손상을 입었고, 결국 수일 후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는 장기 기증을 위해 생명 유지 장치에 의존해 웨스트체스터 메디컬 센터에 머무르고 있다.

뜻밖의 비극에 비통해하던 그의 부모는 법원에 청원을 냈다. "아이를 여럿 낳고 싶다"던 아들의 평소 꿈을 실현하기 위해 아들의 정자를 채취하게 해달라는 내용이다.

부모는 청원서에서 "아들은 결혼해서 5명의 아이를 낳아 대가족을 만들고 싶어 했다"며 "아들의 꿈을 실현하고 그의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정자를 채취해 보존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정자 채취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문화적 이유'도 근거로 들었다.

이들은 "피터는 가족 내 유일한 아들로, 중국 문화에서는 오직 아들만이 가문의 성(姓)을 물려받을 수 있다"며 "피터의 아이가 없으면 주씨 가문이 대를 잇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결국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정자 채취를 허락했고, 후속 조치를 논의할 청문회는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사망한 사람의 정자로 아이를 출산하는 데 따른 논란은 이전부터 있었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999년 미국의 한 여성이 죽은 남편의 정자를 채취해 아이를 낳았다. 또 2009년에는 텍사스주의 한 여성이 죽은 아들의 정자를 채취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고 대리모를 고용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의 알렉산더 카프론 교수는 AP통신에 "아버지가 죽은 상태에서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며 윤리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른 연구자들은 이렇게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 과연 고인이 바라는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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