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文, 北 옹호하며 트럼프와 갈라서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일부 외신들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한·미 간 입장차를 지적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4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영변 핵 시설 폐기는 불가역적 조치'라는 북측의 제안을 옹호하고 나서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갈라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4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영변 핵 시설은 북한 핵 시설의 근간"이라며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 시설이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 진행 과정에 있어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영변 핵 시설 폐쇄가 최대한의 비핵화 조치'라는 북측의 주장을 옹호하는 것"이라며 "영변 핵 시설에 대한 미국의 설명과 다르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문 대통령의 “불가역적 단계” 발언을 보도하면서 미국 측 설명과는 거리가 있는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는 영변 핵 시설 폐쇄와 관련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북한은 이용호 외무상의 심야 기자회견 등을 통해 “현 신뢰수준에서 영변 핵 단지 폐쇄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비핵화 조치”라고 주장한 반면 미국은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의 부분적 폐쇄를 주장했으며, 영변 외에도 다른 우라늄 농축 시설이 존재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부분적인 대북제재 해제가 논의됐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도 블룸버그는 "'완전한 제재 해제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북한 버전의 주장과 같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결렬 다음날인 3·1절 100주년 기념사를 통해 남북 경제공동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FT는 "미국은 대북 제재를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지렛대로 여긴다"며 "문 대통령이 남·북 경협사업을 강하게 추진하게 되면 미국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