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전 승조원 17명 탄채 실종된 '속초 72정' 탐색 시작
"선체 있다면 찾을 수 있어"
(속초=뉴스1) 고재교 기자 = 1980년 1월23일 강원도 고성 거진 동방 2.5마일(약 4㎞) 해상에서 침몰한 경비함정 72정에 대한 탐색작업이 4일 시작됐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청장 윤병두)은 이날부터 한 달여간 침몰 추정 해점을 중심으로 3마일권 해역을 집중 탐색한다고 밝혔다.
해양경찰의 1200톤급 잠수지원이 27일까지 1차 탐색한 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해양조사선 이어도호가 28일부터 4월11일까지 2차 탐색을 실시한다.
잠수지원함에는 해양과학기술원, 해군에서 수중탐색 장비 운용 전문가가 파견됐다. 해양경찰과 합동으로 탐색작업에 나선다.
4일 동해상 경비함정에서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이 주최로 열린 '72정 탐색계획 설명회 및 해상헌화 행사'에서 72정 유가족과 해경 관계자들이 탐색계획을 나누고 있다. 2019.3.4/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해경은 탐색이 시작된 이날 동해상 경비함정(3007함)에서 '72정 탐색계획 설명회 및 해상헌화 행사'를 개최하고 탐색계획을 나눴다.
유가족들은 탐색작업에 투입되는 장비, 수심과 조류에 의한 72정 이동 가능성, 야간작업 가능여부 등 질문을 쏟아냈다.
수중에 선체가 있다면 충분히 찾을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정섬규 해양방위안전연구센터 센터장 "수심이 깊지 않아 선체가 있다면 찾을 수 있다"고 답했다.
침몰 예측 지점이 부정확 하다면 더 광범위하게 찾아야 할 경우도 있다는 해경의 설명에 유가족은 우려하는 마음에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윤병두 청장은 "국가를 위해 순직하신 분들을 찾는 과정인 만큼 관계기관과 협력해 탐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철규 의원은 "탐색작업과 인양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뤄지길 바란다"며 "유가족 소원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양수 의원은 "발전된 기술과 해경의 의지, 유가족 염원이 조화를 이뤄 72정을 찾고 좋은 결과가 나타나길 기대한다"며 "인양 순간까지 국회에서도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72정 유가족들이 4일 강원도 고성군 72정 침몰 추정지점에 도착한 경비함정 위에서 헌화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이날 72정 유가족과 국회의원, 기술자문위원 등 탐색관계자들을 초청해 탐색세부계획을 공유하고 72정 순직자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2019.3.4/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이후 함정 갑판에서는 해상헌화가 진행됐다.
아들 강철구(당시 24세) 일경을 떠나보낸 김덕순 할머니(74·여)는 "아들 잃은 슬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내가 살아있을 때 72정을 인양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조병주 72정 유가족 대표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을 방치한 자신이 부끄럽고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며 "이제 나이든 유가족이 많다. 돌아가시기 전 시신을 찾아서 현충원에 안장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종 탐색결과 보고는 탐색을 통한 자료 분석과 종합검토 등 전문가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5월 중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72함정은 1980년 1월23일 오전 5시20분쯤 강원 고성 거진 앞바다에서 어로보호 경비임무를 수행하던 중 기상불량 등 원인으로 200톤급 207함과 충돌해 침몰했다.
이 사고로 72정에 타고 있던 경찰관 9명과 전경 8명 등 승조원 총 17명이 전원 실종됐다.
유가족들은 지난해 실종자 17명 중 11명의 유족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72함정 인양과 함께 유골수습, 사건진실 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4일 강원도 고성군 72정 침몰 추정지점에 도착한 경비함정 위에서 열린 ‘72정 탐색계획 설명회 및 해상헌화 행사’에서 유가족이 슬픔에 잠겨있다. 2019.3.4/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