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하노이 빈손’ 이면에… 안일했던 의전 네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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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하노이 빈손’ 이면에… 안일했던 의전 네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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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김정은 흡연장면 노출 ② 동당역서 우왕좌왕 ③ 美통역관 결례 ④ 방탄차량 여부


/그림 1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환영 만찬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창문을 열고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하노이=조선중앙통신ㆍ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지에서 이동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북한의 허술한 의전 실력이 새삼 거론되고 있다.

시작부터 매끄럽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평양에서 출발해 60여시간을 달린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이 열차에서 내려 영접 나온 보 반 트엉 베트남 당 중앙선전위원회 위원장과 인사하려는 찰나, 북측 통역으로 보이는 사람이 부리나케 뛰어 2인자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제치고 들어가 김 위원장 통역을 시작했다. 수행원들의 동선까지 세밀하게 조율하지 못한 탓으로 보였다.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는 통역 실수가 나왔다. 지난달 28일 확대회담 도중 잠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외국 기자가 김 위원장을 향해 “미국이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것에 대해서 준비가 돼 있느냐”고 질문했다. 질문을 받은 북측 신혜영 통역관이 아무 말을 하지 않자, 이연향 미 국무부 통역국장이 대신 김 위원장에게 질문을 번역해 전달했다. 일정에 없던 기자회견이긴 했지만 상대국의 통역관이 대신 질문을 번역한 건 명백한 의전 실패라는 것이 외교가의 평가다.

경호 의전에서도 빈틈이 드러났다. 일본 TBS는 북측 전용열차가 베트남을 향해 가던 지난달 26일 오전 3시 30분쯤 중국 난닝(南 )역 플랫폼에서 김 위원장이 천천히 걸으며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촬영해 방송했다. 당시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이 재떨이를 받쳐 들고 뒤따르는 모습도 포착돼 화제가 됐다. 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린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당시 김 위원장을 겨눈 게 카메라가 아니라 저격수가 든 총이었다면 매우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수도 있었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을 마치고 돌아갈 때는 난닝역에 가림막이 쳐지고, 열차가 정차하지도 않는 창사역에 무장 군인이 배치된 것을 보면 당시의 경호 공백을 북한도 심각하게 여겼던 것으로 짐작된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방문 시 타고 다니던 차량이 방탄 차량이 아닐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1일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서 열린 환영 만찬이 끝난 후 돌아가면서 차량에 탑승한 채 창문을 내리고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과 악수하는 장면이 담긴 조선중앙통신 2일 게재 사진이 근거다. 보통 방탄차량의 경우 창문틀을 포함해 4~7㎝가량의 두께지만, 김 위원장의 차량은 그에 훨씬 못 미쳤다고 의전에 밝은 한 외교관은 밝혔다. 이 외교관은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면 해프닝으로 넘겼을 수도 있는 일”이라면서도 “이번 회담 의제뿐만 아니라 의전 측면에서도 북한의 허술한 실력이 드러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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