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로 70억 날린 개그맨, 다시 사업하는 이유는…
경영컨설팅회사 엘투커뮤니케이션 CMO 이승환 인터뷰“사업에 실패하고 나서야 성공을 위해선 사람을 키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제대로 사람을 키우는 일을 해보고 싶어 다시 사업에 뛰어들었죠.”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갈갈이 삼형제’보다 ‘벌집 삼겹살’ 프랜차이즈사업으로 더 유명해진 이승환씨(44·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중국 프랜차이즈사업을 돕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씨는 2002년 유아용 셋톱박스사업을 시작하면서 개그맨에서 사업가로 변신했다. 개그맨이라는 직업을 좋아했지만 자신이 아닌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사업가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씨는 “내가 진짜 잘하는 걸 찾고 싶었다”며 “다른 사람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결정하는 평생 가능한 일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2년 만에 파산하며 40억원을 날렸다. 가양대교에 올라가 세상과 이별할까도 생각했다. 외식사업을 같이하자는 선배의 제안이 구명줄이 됐다. 외식사업 컨설팅을 계기로 2007년 시작한 ‘벌집 삼겹살’ 프랜차이즈사업은 승승장구했다. 2013년에는 가맹점 320개, 매출 250억원을 기록하며 성공한 사업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위기는 다시 찾아왔다. 2014년 직원의 횡령과 돼지고기 가격 상승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으며 전재산 30억원을 또다시 날린 것.
“어려움이 한꺼번에 닥치면서 ‘벌집 삼겹살’ 프랜차이즈사업은 접어야 했습니다. 다시는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시작한 것이 국제기후난민구호기금(W재단) 활동이었죠.” W재단은 세계 기후난민구호사업과 자연보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국제구호기관이다. 이씨는 현재 W재단의 추진위원장 겸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다시는 사업가의 길을 걷지 않겠다던 이씨는 지난해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중국에서 다시 프랜차이즈사업을 시작했다. 중국 정저우에 한국인 셰프 4명과 중국인 셰프 2명이 참여한 글로벌 한식 프랜차이즈 ‘쿠킹S6’ 1호점을 오픈한 것. 최근에는 열대사막 채소인 아이스플랜트를 재배하는 파나세아바이오에 CMO(최고마케팅책임자)로 합류했다. 아이스플랜트는 혈당치를 낮추는 피니톨(pinitol)과 중성지방을 억제하는 마이요이노시톨(myoinosito)을 많이 함유해 당뇨병 환자에게 적합한 힐링푸드로 알려졌다.
이씨는 “단순히 홍보 차원에서 합류한 게 아니다”라며 “직접 가공식품 기획은 물론 생산공장을 찾아다니고 계약을 하는 등 CEO(최고경영자)처럼 일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이어 “슈퍼푸드인 아이스플랜트가 국내에선 인지도가 매우 낮지만 이번주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식품박람회(FOODEX 2019)에서 400만달러 수출계약이 예정돼 있다”며 “파나세아바이오는 앞으로 생채나 가공식품뿐 아니라 지방분해와 당뇨 예방에 탁월한 신약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씨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도 다시 사업가의 길로 나선 것은 ‘꼭 하고 싶은 일’이 생겨서다. 직접 소외계층을 돕는 재단을 만드는 것이다. 말 그대로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그는 “15년째 NGO(비정부기구) 활동을 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재단을 만들고 싶다”며 “다문화가족과 외국인 노동자를 후원하고 보호하는 재단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경영컨설팅회사 엘투커뮤니케이션 CMO 이승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