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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위기' 정부 돈 풀어 수출기업 자금난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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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4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9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정부가 3개월 연속 추락하고 있는 수출을 되살리기 위해 기업들에 돈을 풀기로 했다. 수출기업들에 무역금융 235조원을 확대 공급하고 상반기 중에 수출마케팅 예산 60%를 집행할 계획이다. 최근 수출이 둔화돼 기업들이 자금 융통이 어려워지고 수출이 더 힘들어지는 악순환을 먼저 풀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유관기관이 수출채권 보증을 서고 수출기업들은 시중은행에서 곧바로 현금화하는 특별보증 신설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우리나라 수출 하락은 최대 시장이자 수출품목인 중국의 경기 둔화와 석유제품, 반도체 수요 부진 및 가격 하락 등 구조적인 요인이 크다. 이번 범부처 수출 진작책이 기존 수출대책과 큰 차이는 없으나, 수출기업 자금난을 사전 해소하는 데 선택과 집중을 했다는 점은 주목된다. 이번 대책이 수출시장에서 효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주요국 경기와 우리 주력품목 동반 둔화의 위기를 벗어나 올 상반기 중 수출 반등을 견인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제9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출활력 제고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무역금융 공급 확대 △수출마케팅 지원 강화로 요약된다. 산업부 정승일 차관은 "그간 수출현장에 수렴한 애로사항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대책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수출 단계별 무역금융 235조 풀어 
우선 정부는 수출활력 조기 회복을 위해 무역금융 235조원을 확대 공급한다. 지난해보다 15조3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말 수립한 무역금융 지원액(12조3000억원)보다 3조원 늘렸다. 

수출단계(계약-제작-선적-결제)별 맞춤형 지원을 위해 8개 무역금융 지원 프로그램(35조7000억원)을 신설·확대한다. 

그중 무역보험공사가 1000억원 규모의 신수출성장동력 특별 지원을 2·4분기 중에 신설한다. 친환경,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관련 설비·프로젝트 등 수주와 수출 촉진을 위해 현지 금융조달 및 이행성 보증을 위한 자금이다. 이달 중에 1000억원 규모 중소조선 선수금 환급보증도 시행한다. 

이같은 수출 특별보증은 과거에도 많게는 3조5000억원 규모로 시행했으나 일부 기업들의 부실 허위계약 등이 빈발하면서 크게 위축됐다. 2014년 수천억원 사기대출과 부실보증을 불러온 모뉴엘사태가 그중 하나다. 정 차관은 "모뉴엘사태같은 부실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책을 마련하겠다. 다만 정부는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한, 사후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책임을 묻지않는다는 담당자 면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수출계약 이후 자금 대출, 보증도 확대한다.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은 전년보다 1조6000억원은 많은 26조3000억원을 올해 수출 관련 시설·운전자금의 대출, 보증을 확대 공급한다. 

특히 일시적 신용도 악화로 자금난을 겪는 유망 수출기업의 제작자금 지원을 위한 수출계약 기반 특별보증(1000억원)도 2·4분기 중 신설한다. 수출기업들이 수출채권(수출기업) 및 매출채권(협력업체)의 조기 현금화를 돕기 위해 6조2000억원을 공급한다. 이에 필요한 수출채권 및 매출채권 조기 현금화 보증을 각각 1조원, 3000억원 규모로 무역보험공사가 3~4월 신설한다. 

또 수출대금 결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수출이 급감한 중국, 미국 등 주요 국가에 대해 기존 수출 보험한도를 10% 일괄 증액키로 했다. 

■수출 마케팅 지원 상반기 60% 집중 
수출마케팅 예산도 지난해보다 5.8%(182억원) 많은 3528억원을 지원한다. 이 자금은 상반기 중에 60% 이상을 집행한다. 수출 지원을 받는 중소·중견기업은 전년보다 1900여개사 늘어난 4만2273개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전체 수출 중소·중견기업(9만4000개)의 45% 정도다. 

수출기업의 수요가 많은 '글로벌 파트너링(1대1 밀착상담회)'은 올해 32회(2000개사)를 개최하는데, 이중 65%(21회)를 상반기에 집중한다. 대상 업종도 자동차·조선 위주에서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드론, 사물인터넷(IoT) 등 신산업으로 확대한다. 

해외전시회 지원도 브랜드와 파급력이 큰 10개 핵심 전시회에 50개사 이상 참여하는 통합 한국관을 만들도록 지원한다. KOTRA 무역관이 중소기업의 해외지사 역할을 수행하는 해외 지사화사업은 신남방 신북방 지역 중심으로 5000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정부는 중·장기 수출체질 강화도 병행한다.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문화·콘텐츠, 한류·생활소비재, 농수산식품, 플랜트·해외건설 등 신수출 성장동력에 대해 이달부터 분야별 세부 육성대책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또 우리기업의 신북방시장인 중앙아시아 플랜트 수주를 위해 타쉬켄트에 플랜트 수주지원센터를 이달중 설치한다. 

산업부 성윤모 장관은 "수적성해(水積成海)라는 말처럼 앞으로도 계속해서 기업들의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을 지속 추진하겠다. 2년 연속 수출 6000억달러 달성을 위해 작은 노력도 끊임없이 계속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가 차원의 수출지원 정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관계부처, 수출지원기관, 지자체, 수출업계 등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합동 수출전략조정회의를 무역촉진조정위원회(TPCC)로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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