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잉어 한마리가 23억원"..일본에서 중국인 부호에 낙찰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세계의 부호들이 "헤엄치는 보석" 또는 "헤엄치는 예술품"으로 불리는 일본산 비단잉어에 푸욱 빠졌다.
이달 초 도쿄(東京)에서 열린 '전일본비단잉어종합품평회'에서는 히로시마(廣島)현의 한 양어장이 출품한 비단잉어가 1위를 차지했다.
흰바탕에 붉은 무늬가 선명한 이 비단잉어는 작년 가을 실시된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인 2억3천만 엔(약 23억 원)에 중국인 부호에게 낙찰된 비단잉어였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8일 전했다.
비단잉어품평회에 참석한 일왕 차남 내외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경매에서 수천만 엔(수억 원) 정도에 낙찰된 적은 그동안에도 있었지만 외국 부호들의 경매 참여가 늘면서 낙찰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아지는 추세다.
요즘에는 마리당 2억 엔 이상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작년 경매에서도 외국 바이어가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 순식간에 낙찰가격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단잉어는 200여전 에도(江戶)시대부터 관상어로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식용으로 사육하던 보통잉어 중에서 갑자기 몸에 무늬가 있는 변종이 나타났다. 관상용으로 각광을 받자 몇대에 걸친 교배를 거치면서 개량을 거듭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이 일본인 뿐 아니라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가 지적했다.
작년 11월 비단잉어의 본고장인 니가타(新潟)현 오지야(小千谷)시에서 열린 품평회에도 참가자의 절반 정도는 외국인이었다.
품평회에 참가한 한 중국 부동사회사 사장은 "비단잉어가 우아하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는다"면서 "몇시간을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아시아와 호주 등 세계 각지에서 품평회가 열리고 있지만 애호가 사이에서는 "본고장인 일본에서 수상하는게 지위와 신분의 상징"(홍콩 출품자)이라고 한다.
일본산 비단잉어 수출은 지난 5년간 35%나 증가했다. 특히 2017년 수출액은 36억3천300만 엔(363억3천만 원)으로 10년만에 배로 늘었다. 수출 상위지역은 홍콩, 네덜란드, 독일 등이며 최근에는 브라질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의 수출도 늘고 있다.
나카지마 마사아키(中島正章) 전일본비단잉어애호협회 회장은 "세계에 이런 모양의 비단잉어는 단 한마리밖에 없다는게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비단잉어 업계는 앞으로도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수출증진 노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나카지마 회장은 인기가 높아져 치어가격도 올라가는 바람에 "정작 일본 애호가들은 손에 넣기 어렵게 된게 좀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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