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7천'에도 신입이 안 와.. 美 FBI의 고민
국가경제 호황에 FBI는 '구인난'.. "조건 더 좋은 회사 늘어"
미국 경제가 호황을 맞으며 미 연방수사국(FBI)은 고민이 커지고 있다. 유능한 인재들이 보다 좋은 근무 조건을 제시한 다른 회사들로 몰리면서 FBI가 사람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FBI 특별수사관 공채에 지원한 이는 총 1만15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09년(6만8500명)이 비해 크게 줄었다.
FBI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원자가 최소 1만6000명은 돼야 적합한 인재를 가려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법의학 등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가진 이들이나 여러 언어가 가능한 지원자들은 더욱 찾기 어려워졌다.
FBI는 정년이 미국의 다른 직장보다 낮아 신규 채용이 특히 중요하다. 미국의 평균 정년은 62~66세이지만 특별수사관들은 FBI 규정 상 57세에 은퇴해야 한다. FBI는 연간 900명의 신입 특별수사관을 채용한다.
이에 따라 FBI는 지원 자격을 완화하는 등 인사시스템을 개편하고 전·현직 요원들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신체·체력 조건 미달인 이들도 일단은 원서를 쓰게 해주고 체력 검사를 통과하기 위한 훈련 방법을 알려준다. 다른 직장에서 3년 간 일해야 되던 지원 자격도 2년으로 내렸다. 온라인 지원서를 작성했지만 끝내 제출하지 않았던 이들에게 직접 연락하기도 한다.
여성과 소수(유색)인종 채용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FBI 공식 트위터 등에 '특별한 특별수사관'(#unexpected agent)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FBI 내 소수인종 및 여성 수사관을 집중 조명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지원자 1만1500명 중 47%는 소수인종이었으며 26%가 여성이었다. 현재 FBI는 전체 직원의 67%가 백인 남성으로 오랜 기간 백인 남성들을 중심으로 운영돼왔다.
FBI는 최근 미국 경제가 호황을 맞으면서 구인난을 겪는다고 보고 있다. 실업률이 급감하자 다른 기업들이 인재 유치를 위해 FBI보다 높은 연봉 등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FBI 특별수사관의 초봉은 4만8000달러(약 5400만원)에서 6만2700달러(약 7000만원) 사이다.
CNN 등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미국 사회초년생들의 평균 초봉은 5만달러(약 5600만원)였으며, FBI가 필요로 하는 고급 인재들의 초봉은 더 높았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들은 초봉이 6만7000달러에 달했다.
특별수사관 업무에 흥미를 가지는 이들도 예전처럼 많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피터 서시 FBI 인사책임자는 "(FBI는) 그동안 특별수사관에 지원하라고 홍보에 나선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인재보다 일자리가 많다"며 "FBI가 인사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