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한국산 팽이버섯' 먹고 4명 사망…한국인은 멀쩡, 왜
미국에서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은 뒤 4명이 사망하고 2명의 임산부가 유산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가 “한국 달리 미국은 팽이버섯을 익혀 먹지 않는 등 식문화가 달라 식중독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생식으로 먹어서 죽을 정도면 버섯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국내에서는 송이버섯 등을 생으로 먹는데 죽은 사람은 보지 못했다”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미국 17개 주에서 36명의 식중독 환자를 발생시킨 한국산 팽이버섯, 무엇이 문제일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0일(현지시각) 식중독을 유발하는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된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거나 판매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미국 식품의약처(FDA)도 수입업체에 한국산 팽이버섯 전량 회수(리콜) 명령을 내렸다.
한국 정부는 팽이버섯을 씻어서 익혀 먹는 한국과 달리 샐러드 형태로 바로 먹는 미국의 식문화를 지적했다. 국내에선 팽이버섯을 생으로 먹는 경우가 드물어 지금까지는 식중독균 실태 조사를 따로 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샐러드·새싹채소·컵 과일과 같은 신선편의식품에 대해서만 식중독균 검사를 진행해왔다. 정부 관계자는 “식약처 검사를 바탕으로 문제가 있는 식품에 대해서만 세척 등 위생관리, 회수·폐기 조치를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자연산 송이·석이·능이버섯 등은 생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버섯은 약간의 독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생식을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식약처도 임산물인 버섯에 대해서는 식중독균 검사 기준이 없다. 송상욱 가톨릭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버섯이 아니더라도 식중독균 오염이 의심되는 식품은 주의해야 한다”며 “식중독균은 열에 약하므로 꼭 익혀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미 “‘한국산(Product of Korea)’이라고 표기된 팽이버섯 제품은 어떤 것이든 먹지 말라”고 소비자에게 권고한 상태다. 한국 농식품부는 팽이버섯을 미국으로 수출한 4개 업체가 판매한 식품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판매한 물량에서 시료를 채취해 검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팽이버섯을 재배한 업체 17곳에 대해서도 검사를 통해 부적합 시 회수·폐기하도록 할 방침이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균은 70℃ 이상에서 3~10분 정도 가열하면 죽어 없어진다. 따라서 고기‧생선은 72℃, 닭‧오리 등 가금육은 83℃까지 가열해 조리한 뒤 먹으면 문제가 없다. 또 익혀 먹어야 할 식품과 날것으로 먹는 식품은 나눠서 보관해야 한다. 날것으로 먹는 채소는 먹기 전 깨끗이 씻으면 된다. 특히 리스테리아균은 냉장온도(0~10℃)에서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냉장고에 음식을 보관할 때는 전용 밀폐 용기에 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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