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인수전 승자는 넷마블 or 카카오?…변수는 '텐센트'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10조원에 이르는 넥슨 매각 예비입찰에 넷마블, 카카오, 텐센트 등 게임업체와 MBK등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참여했다. 단독 인수가 힘든 규모인 만큼 인수후보자 간 각종 합종연횡이 진행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지주회사 NXC의 매각주관사인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는 미국 뉴욕 현지시간 21일 낮 12시에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지난달부터 공공연히 넥슨 인수전에 뛰어든다고 밝힌 넷마블 외에도 카카오 역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인수마감일까지 외부로 공개하지 않아 불참설까지 흘러나왔지만 한국투자증권 등의 자금 지원을 받기로 하고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사모펀드(PEF)인 베인캐피털, 블랙스톤, TPG, KKR, MBK파트너스 등도 인수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넷마블과 카카오 정도로만 예상됐던 것 보다 많은 이들이 뛰어든 셈이다. 앞서 업계에선 넷마블과 텐센트, MBK파트너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예비입찰 단계에서부터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매각가가 10조원에 이르는 만큼 단독 입찰은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주도권을 쥐기 위해 단독 입찰만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입찰 과정에서 사모펀드와 게임업체 간 다양한 합종연횡이 나타날 전망이다.
가장 앞선 인수후보로는 넷마블이 꼽히고 있다. 넷마블은 17조원대 자금을 운용하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넥슨 인수에 나설 전망이다. 넥센 인수 효과도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게임 중심의 넷마블과 PC온라인게임 중심의 넥슨이 만나게 되면 단점이 사라지는 셈이다. 넷마블이 간절히 원했던 장수 지식재산권(IP)도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으로 확보할 수 있다.
카카오 역시 '군침'을 흘릴 이유는 충분하다. 주력 매출사 중 하나인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상장을 추진하는 만큼, 매출 확대와 대박 기업공개(IPO)를 모두 낚아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넷마블과 비교해 자금력이 부족해 인수전 승리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텐센트의 움직임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0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력으로 여러 정보기술(IT) 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만큼 단독 인수가 가능한 유일한 '큰 손'으로 꼽힌다. 다만 직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넥슨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중국 퍼블리싱 판권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단독 인수에 들이는 비용대비 편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넷마블의 3대 주주, 카카오의 2대 주주인만큼 양사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넥슨 인수 이후 텐센트와 함께 그릴 '그림'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