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더 떨어지기 전에…” 주택연금 가입 증가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0% 하락하며 1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티이미지 뱅크
부동산 가격이 조정을 받으면서 집을 담보로 노후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의 가입 수요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연금에 일단 가입하고 나면 집값이 떨어져도 연금액이 보장되기 때문에 요즘처럼 집값이 떨어지고 있을 땐 일찍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24일 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주택연금 가입 건수는 모두 1만237건으로 집계됐다. 연간으론 2016년(1만309건), 2017년(1만386건)과 엇비슷한 수준이지만, 반기별로 보면 ‘상저하고’ 흐름이 뚜렷이 감지된다. 특히 10월부터는 신규 가입이 1,000건 이상을 기록하며 월 평균(850여건)을 웃도는 등 수요가 몰렸다. 9월(584건)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급증한 수준이다.
수요 급증 이유에 대해 주금공 측은 “명절을 맞아 집중적으로 광고를 확대하며 홍보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내놓은 9ㆍ13 종합대책이 보다 근본적 요인이라는 설명이 더 설득력 있다. 9ㆍ13 대책을 기점으로 주택가격이 전국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주택연금에 가입하자는 수요가 늘었다는 것이다.
60세부터 가입 가능한 주택연금은 △가입 당시 주택 가격과 △연금산정 이자율 △기대수명 등을 종합해 연금액이 정해진다. 연금액이 확정된 뒤에는 집값이 크게 올랐다고 당장 연금액이 늘어나진 않는다. 집값이 고공행진한 지난해 상반기에는 주택연금에 들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할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집값이 떨어져도 연금액은 동일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나쁠 땐 조기 가입자가 유리하다. 서울 아파트값이 15주 연속 떨어지는 등 부동산 경기가 당분간 침체될 것이란 전망이 파다해진 현재 상황에선 주택연금을 염두에 둔 사람들은 늦기 전에 빨리 가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