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물에 빠진 개를 구조했는데… 이거 개 맞는거죠?
'Eestimaa Loomakaitse Liit' 페이스북
야생 늑대를 개로 착각해 구조한 사람들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은 에스토니아의 한 댐 건설 현장 근로자들이 얼어붙은 강에서 구조한 개가 야생 늑대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라고 전했다.
랜도 카트체프는 지난 21일 동료들과 함께 에스토니아 파르누 강 신디 댐 건설 현장에서 준설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작업에 한창이던 이들은 강에 빠진 개 한 마리를 발견하고 구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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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체프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개 한 마리가 100m 정도를 혼자 수영하면서 헤매고 있어서 강물의 얼음을 깨고 구조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물 밖에서 본 동물의 모습은 개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았다. 하지만 동물이 추위에 떨고 있어 깊게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이들은 동물을 차에 태워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병원에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이들이 구조한 ‘개’의 정체는 야생 늑대로 한 살짜리 수컷 늑대였다.
구조 당시 야생 늑대가 사람들을 공격했으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늑대는 차분하게 사람들의 말을 따랐다.
카트체프는 “늑대는 아주 온순했다. 내 다리 위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며 늑대인 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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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 늑대는 심각한 저체온증 상태였다. 몸이 아픈 상태라 큰 저항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회복하면서 다시 본성을 찾고 사람을 위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케이지 안에 넣고 치료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늑대는 건강을 회복하고 자연으로 돌아갔다. 에스토니아 동물보호 연합(EUPA)은 늑대에게 GPS 추적 장치를 달았다. 연합 측은 “치료에 힘써준 병원과 늑대를 구조한 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