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30초만에 밑창 뜯긴 나이키···주가도 뜯겨나갔다
미국 대학농구팀 스타선수가 경기가 시작한 지 30여초 만에 신고 있던 나이키 운동화가 찢어지면서 넘어져 무릎을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듀크대 1학년 선수인 자이언 윌리엄슨(18)은 전날 라이벌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와의 경기에서 경기 시작 36초 만에 코트 위에 쭉 미끄러져 오른쪽 무릎을 접질렸다.
자유투 라인 근처에서 드리블하다가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왼발에 신은 나이키 운동화 밑창이 느닷없이 뜯겨 발이 튀어나왔기 때문이었다.
무릎을 부여잡고 괴로워하던 윌리엄슨은 결국 절뚝이며 코트를 떠났다.
마이크 슈셉스키 듀크대 감독은 경기 이후 윌리엄슨이 “무릎을 가볍게 삔 것뿐”이라면서도 “복귀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윌리엄슨은 이날 경기 전까지 정규리그 25경기에서 평균 22.4점의 득점을 기록하며 올 6월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 지명 후보 1순위로 평가받는 정상급 선수다.
결국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최대 라이벌인 두 대학의 시즌 첫 맞대결이었던 이 경기에서 9연승을 달리며 랭킹 1위에 올랐던 듀크대는 8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 72대 88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가 부상 장면을 목격하고 “신발이 찢어졌어!”라고 외친 장면이 TV중계에 포착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뛰어난 농구선수이자 뛰어난 젊은이인 윌리엄슨이 어서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글을 남겼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이 사건이) 단순한 해프닝에 그치지 않고 제품 책임론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나이키의 농구용품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에도 르브론 제임스가 입고 있던 나이키 저지가 찢어져 비판을 받기도 했다. 나이키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 농구화 ‘어댑트 BB’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신발 끈 조정이 가능한데, 안드로이드 앱과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운동화가 파열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나이키의 주가는 사고 다음 날 1% 넘게 하락했다. 나이키는 성명을 내고 “윌리엄슨의 쾌유를 빈다”며 “제품의 질과 성능을 가장 중요시하는 우리의 방침과 별개로 일어난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