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달 사태 속출하는데…신규아파트 분양가 `고공행진`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강타하고 있는 미분양 공포에도 불구하고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의 분양가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달 분양되는 평촌래미안푸르지오가 안양시 새아파트 분양가 '2000만원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인천지역에서도 한 달 새 평당 수십만원씩 오른 후속단지들이 줄줄이 공급되는 추세다.
이는 분양가가 높아 미분양이 발생하더라도 꾸준히 잔여물량 소화가 가능한 경우 오히려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편이 시행사나 시공사 입장에서 더 이익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2일 견본주택 문을 여는 평촌래미안푸르지오의 분양가가 3.3㎡당 2050만원대에 책정될 전망이다.
이는 두 달전인 지난해 말 분양된 비산자이아이파크의 3.3㎡당 분양가 1980만원보다 평당 약 70만원 더 오른 수준이다. 만약 이대로 분양승인이 날 경우 안양 최초로 평당 2000만원을 넘는 새 아파트가 된다.
지난 15일 견본주택을 개관한 검단센트럴푸르지오 역시 지금까지 검단신도시 내 분양된 단지들 중 평당 분양가가 가장 높다.
이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240만원으로 직전 이곳에서 분양된 검단신도시우미린더퍼스트(1208만원), 검단신도시 한신더휴(1190만원)보다 평당 30만~50만원 가량 분양가가 올랐다. 검단신도시 우미린과 한신더휴는 지난달 동시 분양된 단지로, 불과 한 달새 분양가가 껑충 오른 셈이 됐다.
같은날 견본주택을 개관한 신영의 부평지웰에스테이트 역시 직전 같은지역에 분양된 쌍용더플래티넘부평보다 분양가가 올랐다.
지난 1월 분양된 쌍용더플래티넘부평은 3.3㎡당 1350만원에 분양됐지만, 한달만에 공급되는 후속단지인 부평지웰에스테이트의 3.3㎡당 분양가는 평균 1400만원에 책정됐다.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그야말로 자고 일어나면 치솟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고분양가로 인한 미분양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실제 이달 서울 분양단지인 e편한세상광진그랜드파크는 전 평형이 9억원을 넘어서는 고가 단지로 1순위 청약과정에서 대형평형이 미분양 사태를 맞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고분양가로 인한 미분양 리스크에도 일정 기간동안 물량 소화가 가능할 경우 시행사나 시공사의 손해가 적다고 언급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단지마다 다르겠지만 일정 기간안에 미분양물량을 모두 털어만 낸다면 시행사 입장에서는 그리 큰 손해가 아니다"라며 "기간을 두고 천천히 물량을 소진하더라도 다 팔기만 하면 남는 장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추가 비용이 드는 경우에도 손해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이어 "예를 들어 분양이 잘 안됐을 경우 '조직'이라는 영업사원들을 투입해 건당 수수료가 1000만원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 역시 완판만 된다면 수수료를 빼고도 수익이 남을 정도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최근에는 오히려 미계약된 잔여물량에 대한 인기가 정식 청약경쟁률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도 많은 추세라는 점도 고분양가를 부추기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5구역 재개발단지인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레의 경우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33.36대 1이었지만 90여 가구의 잔여물량을 추첨하는데 3000여명이 몰리며 1순위 청약경쟁률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포스코건설의 판교더샵포레스트와 GS건설의 일산지3차 역시 잔여가구 분양 이후 미분양물량을 꾸준히 추가공급하고 있는 단지로 최근 잔여물량을 거의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파트투유 청약사이트가 아닌 인터넷 접수를 통해 분양하는 잔여물량의 경우 청약통장이 필요없는데다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무상 확장 등 물량 소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이 제공된다는 장점도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잔여물량 공급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인식돼 관심이 높다"며 "서울이나 수도권은 특히 일부 미분양이 나온다 하더라도 수요가 꾸준하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