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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짓는다"…삼성·SK 반도체 공장 '속도조절'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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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짓고 있는 일부 반도체 공장의 분위기가 느긋하다. 반도체 업황 사이클, 유지 비용 등을 고려하면 조기 가동 필요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평택캠퍼스 P5(5공장)은 기초공사만 진행된 상태로 본격적인 공사는 준비 중이며,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내 신공장인 M15X도 공사 재개를 앞두고 있다. 양사는 "원래 투자 계획에 따라 탄력적으로 일정을 조율해 나가는 중"이라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삼성 평택캠퍼스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설비가 구축된 핵심 생산 거점으로 현재 P1~P3(1~3공장)가 가동 중이다. P4는 중반 이상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P5에는 네덜란드 ASML의 최첨단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등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M15X는 SK하이닉스(000660)가 2022년 10월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6만㎡ 부지에 신규 공장을 착공하겠다고 발표한 곳이다. 2025년 초 완공을 목표로 했던 M15X에는 낸드를 포함한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차세대 메모리 공정이 갖춰질 전망이다.

이러한 최첨단 공장들이 일제히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은 업황 둔화의 영향이 가장 크다. D램의 경우 시장 상황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지만, 낸드와 파운드리는 회복이 더딘 상태다.

이 때문에 공장을 빨리 지어서 놀리기보다 고객사 수주 및 제품 양산·공급 시점에 최대한 맞춰 완공 시점을 조율하는 게 효율적이다. 지난 2년간 겪었던 '반도체 한파'로 크게 고전했던 만큼 캐파(생산능력) 조절에 더욱 신중한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 변경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공사 일정을 변경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일"이라며 "적자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캐파를 무리하게 확대해 재고가 쌓이면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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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 News1 강태우 기자

장비의 운영·유지 비용도 중요한 부분이다. 공장 완공 후 장비 셋업까지 마쳤을 때 실제 제품 양산, 가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비용이 발생한다. 장비의 감가상각으로 회사 자산 평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파운드리 공정의 필수 장비인 EUV는 '서비스 컨트랙트'에 따라 1년가량 CS(고객서비스), 부품 교체 등의 워런티를 무상으로 제공한다.그 후로는 EUV 한 대당 약 150억~200억원의 유지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공장 설계 변경 가능성도 보고 있다. 메모리, 파운드리 중 상대적으로 업황 회복이 빠른 메모리를 우선순위로 두고 라인 설계를 변경해 초기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P4도 이러한 방침에 따라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장비사들이 장비 크기, 계약 대수 변경, 인도 시점, 설치에 따른 설계도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P5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ASML의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EUV'는 기존 EUV 장비보다 1.6배가량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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