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었다가 뒤통수"…코로나 공포 뺨친 '길빵러 습격'
“마스크를 벗으라는 거지, 길빵을 해도 된다는 건 아니었잖아요.”
직장인 박모(27)씨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울분을 토했다. 길을 걸으며 담배를 피우는 일부 흡연자들 때문이다. 박씨는 “마스크 착용 해제로 신종 코로나19를 극복하는가 했더니, 길거리 흡연족 때문에 뒤통수를 맞은 심정”이라며 “오히려 전보다 마스크를 꼭 끼고 다니게 됐다”고 했다.
지난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 감소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자, 길거리 담배 연기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속된 말로 ‘길빵(거리를 걸어다니며 흡연하는 것)’이라고 불리는 노상 흡연에 박씨 같은 비흡연자들은 괴롭다.
‘길빵러(길빵하는 사람, 길거리 흡연족을 이르는 말)’에 대한 불만은 코로나19 때의 공포에 버금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종로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채모(24)씨는 “마스크를 쓸 때는 회사 앞에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열 명도 넘는다. 사람이 앞으로 지나가도 눈치를 안 보더라”고 말했다. 노원구에 사는 김모(27)씨는 “코로나19 때는 길거리 흡연족들의 존재를 잊고 있었는데, 요새 다시 담배 냄새를 맡게 됐다”며 “먹자골목을 지나다 보면 술에 취해서 담배를 물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길빵러에 골머리를 앓는 이들은 “실외 마스크가 해제됐지만,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기 군포시에 사는 장윤정(25)씨는 “길빵러의 담배 냄새 때문에 오히려 숨 쉬기가 어려워졌다”며 “앞으로도 마스크를 계속 끼고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며칠 전 KF94 마스크 100개를 구매했다고 했다.
이런 길빵러의 ‘역습’은 예고된 ‘재앙’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길고 길었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체되자 흡연족들은 ‘길빵의 자유’로 받아들였고, 역시 마스크에서 해방된 비흡연족은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직장인 한모(67)씨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되니 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게 전보다 편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모(30)씨는 “코로나는 물론이고 실외 흡연 피해에 대한 경각심이 많이 낮아졌다. 친구들끼리 얼굴에 담배 연기를 뱉는 장난도 다시 시작했다”고 했다.
흡연자에게도 애환은 있다고 한다. 한씨는 “코로나19를 거치며 흡연장소가 많이 없어졌다. 구석을 찾아서 피우는데, 그렇지 못할 때는 사람들이 째려볼 때가 많다”고 했다. 40대 직장인 노모씨는 “많은 흡연자들도 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나도 길거리 흡연은 반대지만, 담배 피울 데가 없다”고 했다.
길빵러를 규제할 방법은 딱히 없다. 현행법은 금연구역에서의 흡연만 불법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시민건강국 관계자는 “유치원·어린이집 주변 10m, 중앙차로 버스정류소나 지하철 출입구 사방 10m 이내 등 공공장소 일부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규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길거리 흡연도 코로나19 전파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하라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감염자의 담배 연기에는 바이러스가 떠다니는데, 타인이 들이마시면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다”며 “길거리 흡연을 자제할 수 있게 흡연구역을 추가로 마련하고, 흡연구역 안에서도 필터 등을 통해 공기를 정화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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