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보복경고에 우크라는 공습경보… 확전 일촉즉발

미는 3억달러 규모 무기 또 지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드론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암살하려 시도했다 주장하며 양국 간 확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반격’ 임박에 러시아가 보복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이우 등 8개 지역에 공습경보를 내리며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3억 달러(약 4000억 원) 규모의 무기를 추가 지원키로 하는 등 서방의 ‘대반격’ 지원 움직임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3일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보복을 경고하자 바로 키이우를 포함한 동부·중부 등 8개 지역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도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모스크바가 선동적인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을 볼 때, 키이우를 포함해 미사일 공격의 위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거주 자국민에게 주의 경보를 보냈다.
 

드론공격 받은 러 크렘린궁… 2일 저녁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대통령 관저 지붕 위에서 드론이 폭발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러시아는 이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UPI AFP 연합뉴스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은 “전날 밤 우크라이나가 무인기로 크렘린궁 대통령 관저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며 “러시아 대통령의 생명을 노린 계획적 테러 행위로, 러시아는 적합한 시기와 장소에 보복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푸틴이나 모스크바를 공격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러시아가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며 전장의 긴장감이 더욱 팽팽해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공격을 위한 명분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브레인’으로 불렸던 극우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 폭사 사건과 친러 군사 블로거 상트페테르부르크 사망 당시와 달리 크렘린궁이 먼저 성명을 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캐틀러 나토 정보·안보담당 사무차장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해저 케이블을 비롯한 다른 핵심 기반 시설을 겨냥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나섰다. 미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155㎜ 곡사포 및 포탄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로켓탄 등 3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그는 이날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북유럽 5개국 정상회담에 ‘깜짝’ 참석한 이후 네덜란드도 예고 없이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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