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멈춘 뒤 주가는 올랐다…"비중 늘릴 기회" 주목할 업종은?
1년여 간 이어져 온 미국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증시가 다시 상승장에 진입할 거란 기대감이 높아진다. 역사적으로도 금리 인상 중단 이후 증시는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며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릴 때라고 강조한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올린 5~5.25%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07년8월 이후 16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 동안 시장은 연준이 이번에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다. FOMC 결과는 시장의 예상과 거의 부합했다. 연준이 FOMC 이후 낸 성명서에는 기존에 있었던 '통화정책 달성을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대신 '누적된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칠 여파를 점검하겠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사실상 금리 인상을 중단하겠다는 신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기자회견 막판에 "금리 인상 사이클의 막판에 있거나 이미 다 왔을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이번이 마지막 금리 인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에도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는 파월의 발언과 은행 위기 가능성에 미국 증시는 약세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코스닥 시장 역시 전날 미국 증시의 하락을 반영하며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바는 결국 금리 인하로 인한 유동성 재확대와 경기 확장, 증시 상승이다. 경기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다소 변동성은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는 흐름은 변함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이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91%에 달한다. 이후 빠르면 7월 0.25%포인트를 인하하고 연말에는 지금보다 0.75%포인트 낮은 4.25~4.5%가 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 인상 중단에 확신을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 증시가 하락했으나 향후 연준의 결정과 시장의 기대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증시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은 종료됐다는 판단"이라며 "미국 은행 시스템 위기 우려로 단기 자금 시장에서 경색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인만큼 양적긴축(QT) 종료와 금리 인하로의 급격한 선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미 시장은 위험자산 선호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 미국 증시는 약세였지만 달러 지수는 0.72% 하락했고 미국채 10년물 수익률 역시 3.364%로 전일 대비 0.069%포인트 내려왔다. 이날 코스피 시장의 약세에도 원화는 반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 가까이 하락 중이다.
통계적으로도 미국의 금리 동결 구간에서 증시는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987년부터 2019년까지 총 7번의 금리 인상 종료 후 동결 기간 동안 S&P500 지수의 평균 상승률은 9.2%를 기록했다. 평균 동결 기간은 8개월이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평균 4.9% 하락했는데, IMF 위기 였던 1997년3월~1998년9월 하락률(-51.1%)과 닷컴버블이 붕괴됐던 2000년5월~2001년1월 하락률(-30.2%)를 제외하면 코스피 역시 성과가 나쁘진 않았다는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동결 이후 주식시장의 반등이 대세 상승 또는 추세 전환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대체로 주가 저점은 금리 인하 후 6~8개월 뒤에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분석했다.
금리 동결 기간에는 경기방어주와 성장주의 성과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 누적된 긴축효과의 영향으로 경기둔화가 나타날 경우 경기민감주보다는 방어주가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보인다. 금리 동결 이후 인하 사이클에 들어선다면 성장주가 가장 큰 수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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