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반도체 수출 41% 감소… 中 이어 아세안 무역도 타격
반도체 수출 급감의 여파가 중국에 이어 아세안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아세안으로의 수출이 26.3% 줄면서 최대 무역흑자국이 지난해 베트남에서 올해 미국으로 바뀌었다. 6억7000만 명의 거대 시장이자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전략시장인 아세안에 대한 수출 감소는 한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4.2% 감소한 496억2000만 달러(약 66조5400억 원)로 집계됐다. 월별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연속 줄고 있다. 특히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63억8000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41.0%(44억 달러) 급감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과 아세안으로의 수출이 각각 26.5%, 26.3% 감소했다. 무역 규모에서 양대 축인 중국과 아세안 수출이 꺾이면서 무역수지는 26억2000만 달러 적자였다.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연속 무역적자다. 반면 자동차를 중심으로 대미(對美) 수출이 늘면서 미국에서만 36억6000만 달러 무역흑자를 거뒀다. 1∼4월 누계로는 108억5500만 달러다. 이에 따라 미국은 올 1∼4월 기준으로 베트남(76억1300만)을 앞서 최대 무역흑자국이 됐다.
무역적자 규모는 올 1월 125억2000만 달러를 정점으로 2월 53억 달러, 3월 46억3000만 달러, 4월 26억2000만 달러로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아세안 전체 수출액 26% 감소
전문가 “재고량 줄어야 수출 기대”
정부 “中회복 효과 하반기 나올 것”
반도체 수출 감소 직격탄이 중국에 이어 아세안 시장까지 덮치면서 무역적자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7개월 연속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차세대 시장으로 부상한 아세안 시장에서마저 고전하면 무역수지 반등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하지만 정부는 삼성전자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감산에 힘입어 하반기(7∼12월)에 반도체 실적이 나아지고 무역적자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과 대중 수출이 향후 무역수지 흐름에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대중 수출액은 23억2000만 달러로 31.8% 줄었다. 한국산 반도체 주요 수입국인 아세안으로의 반도체 수출도 12억3000만 달러로 39.7% 감소했다. 자동차 판매 호조로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늘었지만 D램과 낸드 시장가격(고정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수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D램 고정가는 지난해 1∼4월 평균 3.41달러에서 지난달 1.45달러로 떨어졌다.
반도체 수출 감소는 중국, 아세안에서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대중 수출액에서 반도체 비중은 2021년 30.8%에서 올 1분기(1∼3월) 27.1%로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대중 무역수지는 22억7000만 달러 적자로 지난해 10월(―12억6000만 달러) 이후 7개월 연속 적자다. 지난달 아세안 수출은 26.3% 감소했는데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확산된 2020년 5월(―30.0%) 이후 23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아세안 회원국 중 우리나라와 교역 규모가 가장 큰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지난달 29.6% 줄었다. 싱가포르와 필리핀 수출도 각각 20.8%, 31.2%(올 3월 기준) 감소했다.
산업계는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의 수요 감소가 반도체 등 중간재 위주의 베트남 수출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 TV 등을 생산하는데, 해당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한국에서 조달한다. IT 기기의 수요 감소가 반도체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베트남 법인에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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