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고에도…핀란드 "나토 가입 신청키로 결정"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AP = 연합뉴스]핀란드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 신청을 내기로 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AP와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이날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오늘 대통령과 정부 외교정책위원회는 의회와 상의를 거쳐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신청할 것이라는 데 공동으로 합의했다"며 "이는 역사적인 날이고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핀란드 의회는 오는 16일 이번 결정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200명 의원 중 대다수가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린 총리는 "정부와 대통령이 훌륭히 협력해 오늘 중요한 결정에 이르렀다"며 "우리는 의회가 나토 가입을 신청한다는 이번 결정을 며칠 내에 승인해 주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니니스퇴 대통령과 마린 총리가 지난 12일 "핀란드는 지체없이 나토 가입을 신청해야 한다"고 함께 밝힌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AP는 핀란드 의회가 이를 며칠 안으로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형식적인 절차로 간주된다고 보도했다. 내주 중 핀란드가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 공식 가입 신청을 낼 것이라는 게 AP의 전망이다.
 

이달 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AP = 연합뉴스]핀란드는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면서도 1300km에 걸쳐 국경을 맞댄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그간 중립국 지위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 가입 찬성론이 대두됐다.

AFP통신은 앞서 니니스퇴 대통령이 이번주 기자들을 만나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누구에게도 불리하지 않다"며 러시아를 향해 "당신들이 이것을 초래했다. 거울을 들여다보라"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그간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앞두고 논의해온 것과 관련,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왔다.

러시아 외교부는 지난 12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군사·기술적 조처'를 포함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렘린궁도 전날 공식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은 핀란드가 안보 위협이 실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군사적 중립이라는 기존 정책을 바꾸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오랜 기간 이웃 국가로 쌓아온 상호 협력의 환경에도 악영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 회원국 대다수는 핀란드의 가입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 13일 "긍정적인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힌 게 변수일 전망이다.

나토는 기존 회원국이 만장일치 했을 때만 신규 회원국의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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