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번엔 전기 보복? "나토 가입" 핀란드에 전력공급 중단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선언한 핀란드에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표면상 이유로 '전력 대금 미납'을 들었지만 사실상 핀란드의 나토 가입 추진에 대한 보복성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핀란드 전력망 회사 관계자는 "이날 0시부터 러시아에서 전력이 전혀 공급되지 않고 있다"라고 했다.
앞서 전날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인테르RAO의 자회사 RAO노르딕은 성명을 내고 "전력 수입 대금이 납부되지 않아 14일부터 전력 공급이 중단된다"고 예고했다. RAO노르딕은 러시아에서 전력을 수입해 핀란드에 파는 회사다.
핀란드의 전체 전력 사용량 중 러시아산은 10%를 차지한다. 현재 부족한 전기는 스웨덴에서 충당되고 있다.
러시아는 전력 요금 납부 차질을 이유로 들었지만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추진 중인 데 따른 압박으로 보인다. 핀란드는 스웨덴과 함께 이르면 다음 주 나토 가입을 동시 신청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이들 국가의 나토 가입이 자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며 군사 기술적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를 거쳐 유럽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양을 줄이며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핀란드의 중립국 지위 포기와 나토 가입은 실수"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니니스퇴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자국이 수일 내에 나토 회원국 가입 신청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핀란드에 대한 어떠한 안보 위협도 되지 않는다"라며 "(핀란드의) 전통적 군사적 중립주의 정책 포기는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푸틴은 핀란드의 대외정책 노선 변경이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국경 1300㎞를 맞대고 있는 핀란드는 1939년과 1944년 옛 소련과 두 차례 전쟁을 치렀다. 핀란드는 그러나 1949년 창설된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고, 옛 소련이 주도한 바라샤바조약기구에도 참여하지 않는 등 지금까지 70년 넘게 중립국 지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자국 안보를 위해 중립국 지위 포기와 나토 가입 문제를 검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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