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미세먼지(PM2.5) 수준이 ‘나쁨’ 이상이었던 날이 2015년 전국 단위 관측을 시작한 이후 역대 최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국내 노력과 함께, 중국에서 초미세먼지가 덜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중국은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주요 도시가 고강도 봉쇄에 들어가면서 공장이 문을 닫아 초미세먼지 원인 물질 배출도 줄었다.
 

지난달 22일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시민들이 맑은 하늘을 보며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전국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등급을 넘은 날은 17일로 집계됐다. 2021년(23일)보다 26% 감소했다. 지난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이었던 날은 하루도 없었다. 2021년엔 하루 있었다.

전국 단위 관측을 시작한 2015년에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이었던 날이 62일 이었다. 2016년에도 62일이었고, 2017년 60일, 2018년 59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9년에는 47일로 다소 줄었고, 이후 2020년 26일, 2021년 23일로 줄더니 지난해 17일로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전국 초미세먼지 수준이 ‘좋음’인 날은 180일이었고 ‘보통’인 날은 168일이었다.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8㎍/㎥로 역대 최저치였던 2021년과 같았다.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5년(26㎍/㎥)보다 31% 낮아졌다.

대기질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지역별로는 편차가 크다. 지난해 초미세먼지 수준이 ‘나쁨’ 이상인 날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경기(40일)이고, 충북(34일), 충남·서울·인천(31일), 세종(30일) 등도 많았다. 가장 적었던 지역은 제주(6일)이고, 경남(7일), 전남(8일)도 대기 질이 양호했다. 지난해 부산(6일 증가)과 대전·울산(5일 증가), 강원·경남(1일 증가) 등은 ‘나쁨’ 이상인 날이 2021년보다 늘었다.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제일 높은 곳이 경기·충북·충남(20㎍/㎥), 제일 낮은 곳은 제주·전남(14㎍/㎥)으로 나타났다. 2021년 대비 연평균 농도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서울(20㎍/㎥→18㎍/㎥)이다. 울산(15㎍/㎥→16㎍/㎥)과 대전(16㎍/㎥→17㎍/㎥)은 연평균 농도가 높아졌다.

환경부는 지난해 초미세먼지 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이유로 “고농도시기인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한 것이 농도 감소에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또 정부는 가정에 친환경 보일러 보급을 지원하고, 무공해차 보급과 5등급 경유차 조기 폐차, 노후 석탄발전소 폐지, 권역별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총량제 시행 등 상시적인 초미세먼지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증가한 것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감소한 한 요인이다. 환경부는 “지난해는 연평균 기온·습도·풍속 등 기상 상황이 2021년과 비슷했지만, 서울 등 중부지역 중심으로 강수량이 증가하고 황사 일수와 대기정체 일수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수량은 2021년 1186.5㎜에서 지난해 1775.3㎜로 49.6% 늘었다.

중국의 대기질이 개선된 것도 한국에 영향을 줬다. 환경부는 “중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1~11월 중국 전역(399개 지역) 평균이 28㎍/㎥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과거에 비해 국외에서 유입되는 초미세먼지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1~11월 중국의 초미세먼지 농도 2021년(29㎍/㎥)보다 1㎍/㎥ 감소했고, 2015년(52㎍/㎥)보다는 24㎍/㎥ 줄었다. 중국의 상하이 등 주요 도시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지난해 3월 말부터 5월까지 약 2개월 간 전면 통제되며 산업 생산이 위축됐다. 또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일부 지방정부는 주요 공장 가동을 중단하도록 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철강과 시멘트 생산이 감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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