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마스크 수급 안정 추가조처
일반 시민들에게 매일 350만장
온라인 아닌 오프라인서만 판매
문 대통령 “국민 손에 꼭 들어가야”
150만장은 대구·경북·의료진에

숨통 트였지만 품귀 해소엔 의문
하루 1천만장 이상 출고에도 ‘품귀’
핵심소재 ‘MB 부직포’ 수급 어려워
생산 단기간 확대·수요 감당 미지수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26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에서 중앙정부에서 긴급지원한 마스크 106만개가 대구시 각 구청과 경북에 배분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품귀 현상을 보이는 보건용 마스크를 이르면 27일 오후부터 전국의 약국·농협·우체국 매장에서 1인당 5장씩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 추가조처 태스크포스 회의’를 열어 마스크 공적 물량 확보 및 배분 계획을 결정했다.

■ 약국·농협·우체국에서 마스크 판매 정부는 1일 생산량의 절반 수준인 500만장을 ‘공적 물량’으로 확보해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한다. 우선 350만장은 공적 유통망을 통해 일반 시민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국 약국 2만4천여곳에 240만장(약국당 100장)을 공급하고, 110만장은 읍·면 지역 우체국 1400곳과 서울·경기 지역을 제외한 농협 1900곳에 공급한다. 다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판매된다.

나머지 150만장 가운데 100만장은 코로나19 발병이 집중된 대구·경북 지역에 전달된다. 방역과 치료에 힘쓰는 의료기관 및 대구시의사회에도 50만장을 공급한다. 정부는 대구·경북에 앞으로 5일간 1일 100만장씩 총 500만장을 추가 공급하며, 현재 공급 계획이 진행 중인 500만장을 포함하면 총 1천만장을 지원하게 된다.

공적 판매처를 통해 공급되는 마스크 가격은 생산-판매처 간 협의를 통해 최대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된다. 확보된 공적 물량은 이르면 27일 오후부터 구입할 수 있고 28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유통·판매될 계획이다. 마스크 수출은 생산업자만 할 수 있으며, 규모는 당일 생산량의 10% 이내로 한정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서 마스크 대책 등을 보고받고 마스크 확보에 불편함이 없다는 점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스크 수출 제한 조치로 공급 물량은 충분히 확보돼 있다. 그러나 마스크가 국민 개개인 손에 들어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라며 “필요할 때 살 수 있다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 “마스크 생산량 더 늘려야” 정부가 뒤늦게 수출 제한, 공적 판매처를 통한 공급 대책을 내놓으면서 마스크 수급에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품귀 현상이 완전히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공급 부족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풀리는 보건용 마스크는 매일 1천만장 이상인데도 넉넉한 물량이라고 보기 어렵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4일 밝힌 국내 보건용 마스크 1일 생산량은 1266만장, 출고량은 1555만장(수출 236만장)으로 파악됐다. 수출 물량을 제외하고 국내에 풀린 마스크는 1일 1319만장 규모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늘어나는 마스크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새로운 거래처를 뚫으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며 “물량 확보도 힘들어져 애초 1인당 5장씩 팔았던 마스크를 오늘부터 3장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마스크 생산량을 단번에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다. 보건용 마스크의 핵심 원자재인 특수 원단 엠비(MB·멜트블론) 부직포 수급이 문제다. 국내 마스크 제조사 135곳 가운데 대부분이 중국에서 엠비 부직포를 수입하는데, 코로나19로 수입 절차가 까다로워졌다고 한다. 경기도 안성에 공장을 둔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탓에)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진데다 수급이 원활하지 않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했다. 업계 현장에선 중국이 마스크 원재료 등 자국에서도 필요한 품목에 대해선 통관 심사를 엄격히 하는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국내 일부 업체는 엠비 부직포 생산 라인을 늘리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효과를 내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기청정기 필터를 주로 생산해온 서울의 한 엠비 부직포 생산업체는 최근 공장 라인 1곳을 빼 엠비 부직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폭증하는 수요에 새달부터는 라인 1곳을 더 늘리기로 했다. 또 다른 엠비 부직포 생산업체도 “하루 24시간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이경미 성연철 신다은 김윤주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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