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서 전 남편 살해 혐의 30대, 의붓 아들도 석달 전 사망

제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이 1일 제주동부경찰서로 호송되고 있다. 김영헌 기자

제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실종 신고된 전 남편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30대 여성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유력 용의자인 이 여성의 집에서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흉기 등을 발견했지만,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자의 시신은 발견되지 못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달 말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A(36)씨를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충청도 청주시에 거주하는 전 아내인 B(36)씨를 지난 1일 체포해 제주로 압송한 뒤 시신 유기 장소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B씨가 시신 유기 장소 등에 대해 진술을 계속해서 번복하면서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살해 현장으로 추정되는 펜션 주변 등에 대해 수색하고 있지만 아직 시신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가족들은 A씨가 지난달 25일 전 아내를 만나러 간다며 집을 나선 후 연락이 끊기자, 이틀 뒤인 지난달 27일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A씨가 전 아내와 함께 갔다던 제주시 한 펜션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25일 오후 4시20분쯤 B씨와 함께 펜션에 들어간 모습은 확인했지만, 이후 행적은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B씨는 펜션에 투숙한 지 이틀 후인 지난달 27일 낮 12시쯤 가방 등을 들고 펜션을 홀로 빠져나왔고, 제주항에서 완도행 여객선을 이용해 현재 살고 있는 청주로 돌아갔다. 

범죄를 의심한 경찰은 지난달 31일 펜션 내부를 조사한 결과 객실과 욕실 바닥 등 곳곳에서 다량의 혈흔 흔적을 발견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채취한 혈흔을 국과수 제주출장소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A씨의 혈흔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펜션에서 혼자 나와 사라진 B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지난 1일 B씨의 거주지에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또 B씨의 집 안에서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와 톱 등을 발견했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펜션 내부 객실에서 다량의 혈흔이 발견됐지만, A씨의 시신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며 “B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공범 여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이번 사건과 별도로 지난 3월 2일 충북 청주 B씨의 아파트에서 발생한 4세 남아 사망사건도 수사 중이다. 숨진 아이는 B씨와 재혼한 현재 남편의 아들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당일 오전 B씨 부부가 충북 청주시 상당구 W아파트에서 “자고 일어나 보니 아이가 죽어 있었다”고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 B씨의 남편은 “내 다리가 아이 배 위에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당시 아이는 B씨의 남편과 함께 침대 위에서 잤고, B씨는 다른 방에서 잤다고 이들 부부는 진술했다.

상당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질식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는 부검 결과가 나옴에 따라 부부의 행적을 추적해 왔다”며 “부부의 진술 가운데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어 계속 조사해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타살 혐의점을 찾지는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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