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민주당 검수완박 속도전 강행…국힘 “헌정질서 파괴” 반발
3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서 검찰청법 개정안을 포함,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를 위한 `검찰 개혁` 입법이 사실상 마무리 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후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이들 법안을 공포, 취임 전부터 주요 국정 과제로 꼽고 추진해 온 `검찰 개혁`의 한 페이지가 막을 내리게 된 셈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헌법재판소를 상대로 법안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등 당분간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관련 법안 시행에 따른 부작용 최소화 등을 국정과제로 설정하면서, 향후 윤석열 정부와 `거대 야당` 간 2라운드 공방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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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을 열어 재석 의원 174명 중 164명의 찬성으로 개의 약 3분 만에 형소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고, 검찰청법 개정안 처리 때 전원 찬성표를 던졌던 정의당은 이날 전원 기권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기자회견에서 “형소법 개정안 주요 내용 중 경찰 불송치에 대한 이의신청 대상에서 고발인을 제외하는 조항은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에 없던 것”이라며 “장애인, 아동 대상 범죄 등 사회적 약자들과 공익 고발, 신고 의무자 고발 등에 있어 시민들의 현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해 온 국민의힘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의 화려한 마무리는 역사에 기록돼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형동 수석대변인은 “`위장 탈당`을 이용한 안건조정위 무력화에 `회기 쪼개기`로 날치기 통과를 이끌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 연기라는 꼼수로 당일 오전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을 바로 공포했다”면서 “국무회의에서 다시 한 번 심사해 국가 권력 간 견제와 균형을 가능케 하고 입법에 완결성을 기하자는 취지가 무색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74년 사법체계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법안을 공포하는 것으로 마지막을 장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건만, 국무회의마저 친여 인사를 위한 `방탄법 땡처리용` 도구로 전락시킨 것은 삼권분립 파괴이자 헌정질서 파괴행위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검찰 개혁 입법 달성이란 과제를 해결한 만큼, 향후 구성할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를 통해 추후 검찰의 수사권을 넘겨받을 가칭 `중대범죄수사청`·`한국형 FBI` 설치 등 보완책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사개특위 활동 기간은 올해 연말까지여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할 예정이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본회의 산회 전 “사개특위에서 깊은 논의를 통해 보완할 점은 충실하게 보완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그 방향은 억울한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그리고 인권 보호와 범죄 피해자 구제, 범죄수사 대응 능력의 총량이 감소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법 절차를 마무리 한 민주당의 시선은 이제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를 향하고 있다. 조만간 정책위 차원에서 마련한 새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는 등 `민생 모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새 정부 출범 후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관련 대안 마련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법안 강행 처리가 지방선거에 어떻게 작용할지를 두고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밀어붙인 것도 있지만 국민의힘이 의장 중재안 합의까지 뒤집은 것에 묻혀버렸을 것”이라면서 “지방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초대 내각 인사청문회나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이 더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 후 국민적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는지, 야권과 (협치 등을 통해)`허니문`을 누릴 수 있는지가 오히려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방선거에서)민주당이 선전을 한다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도 불구하고 선전을 하는 거지, 이것 때문이라는 건 전혀 아니다”면서 “플러스 효과는 없다. (인사청문회 등)다른 이슈가 있어서 조금 묻히느냐는 건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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