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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조 증발 ‘테라·루나’ 권도형, 美 이어 몬테네도 기소…韓 송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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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 당국이 테라(USD)·루나 코인 폭락 사태의 핵심 당사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기소했다. 혐의는 문서위조가 적용됐다. 미국 당국의 기소에 이어 몬테네그로가 직접 사법 절차에 나서면서 현재 한국 검찰이 진행 중인 국내 송환에도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경찰은 권 대표 등 2명을 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몬테네그로 당국은 문서위조 혐의와 함께 송환 요청과 관련한 심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과 한국이 권 대표의 송환을 요청한 상태다.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위치한 국제공항에서 위조된 코스타리카·벨기에 여권을 소지하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 탑승을 시도하다가 적발됐다. 몬테네그로 내무부는 권 대표와 그의 측근으로 의심되는 한 씨를 체포했다고 23일 발표한 바 있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 주범으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테라·루나 사태는 시가총액 약 52조원이 일주일 만에 100% 폭락하며 가상자산(암호화폐)계 충격을 준 사건이다. 피해자만 28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권 대표는 한때 가상자산계 스타로 불리기도 했다. 암호화폐 테라와 루나의 개발업체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한 뒤 도입한 시스템이 세계적 주목을 받으면서다. 테라는 달러와 1대1로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가치변동이 없는 코인)으로 발행됐다. 다른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의 연동(페깅)을 유지하기 위해 채권·어음 등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한다. 그러나 테라는 가치가 변동하는 가상화폐 ‘루나’를 통해 달러 연동을 유지했다.

가격 하락 시 투자자가 보유한 테라를 회사에 예치하고, 대신 루나를 받는 차익 거래로 최대 20% 이익을 얻는 식으로 운영했다. 테라 가격 하락에 맞춰 유통량을 줄이고, 가격을 올려 그 가치를 1달러에 맞추는 식으로 연동을 유지하는 구조다. 이 같은 시스템이 주목 받으면서 테라와 루나의 시가총액은 52조원으로 급상승했다. 당시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 순위 8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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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 유튜브 Coinage]
가상자산의 가격 상승이 이뤄지는 경우엔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가격 급락엔 대응이 불가능하다. 테라와 달러의 연동이 지난해 5월 깨졌고, 테라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발행된 루나도 흔들렸다. 10만원대에 거래되던 루나는 단 6일 만에 가격이 1원 밑으로 떨어졌다. 고점 대비 99% 폭락한 수치다.

‘52조원 증발’에 따라 미국 금융당국은 지난 2월 권 대표를 증권거래법상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권 대표는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 조치에도 수사망을 피해 11개월간 여러 국가를 옮겨 다니며 도주했다.

권 대표가 체포된 후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은 그를 ▲증권 사기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금융사기 ▲시세조작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했다. 뉴욕 검찰은 권 대표를 미국으로 송환해 조사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권 대표가 비트코인 1만개 이상을 빼돌려 현금화한 뒤 스위스 소재 은행에 예치 중인 점을 들어 사기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한국 법무부도 권 대표의 송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당국은 법률과 국제협약에 따라 송환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법무부는 그간 테라·루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의 인터폴 적색수배와 검거 요청에 따라 권 대표와 공범들을 추적해왔다.

대한민국·미국·몬테네그로 모두 ‘범죄인인도에 관한 유럽협약’ 가입국이다. 몬테네그로 당국이 한국과 미국 중 첫 송환지를 어디로 결정하느냐에 따라 향후 수사에 향방이 정해질 전망이다. 피의자를 체포한 나라가 송환지를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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