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대놓고 “공천권 폐지”…김기현, 뒤늦게 “입 다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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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대놓고 “공천권 폐지”…김기현, 뒤늦게 “입 다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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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향해 “그 입을 당장 닫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전 목사와 당의 ‘절연’을 언급했다.

김 대표가 전 목사에 대한 미온적 대처로 홍준표 대구시장과 내분을 빚으면서 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15%포인트(리얼미터 조사 기준)까지 뒤지자 대표와 수석대변인이 전 목사를 직접 비판하며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전 목사 예배에 참여하고 “전 목사가 우파를 천하통일했다”고 발언한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당 윤리위원회가 곧 징계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국민의힘과의 결별 선언을 예고했던 전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결별은 신당 창당인데, 국민의힘 측에서 많은 분이 홍준표 등 몇 사람 때문에 우리를 버리냐고 했다”고 주장하며 “(국민의힘의) 자세를 보고 창당하든지 안 하든지 버르장머리를 반드시 고쳐주겠다. 신당 창당은 몇주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천권 폐지와 당원 중심의 후보 경선을 받아들이라”고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다. 우리당을 뭘로 알고 그렇게 얘기하는지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당 창당해서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분이 남의 당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건 중단해야 된다”고 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전 목사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당을 흔들려 해도 국민의힘은 끄떡없다”고 했다.

그동안 김 대표는 전 목사의 당내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져도 “전 목사는 당원이 아니다”라며 무시 전략을 썼다. 전 목사와의 단절, 김 최고위원 징계를 주장하며 김 대표의 리더십 부족을 질타하던 홍 시장을 지난 13일 상임고문에서 해촉했다.

하지만 이후 당내 여론은 좋지 않았다.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전광훈을 잘라야지, 왜 홍준표를 자르나. 완전히 오발탄”이라고 했다. 친윤계 한 초선 의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홍 시장을 잘못 건드렸다. 전 목사나 김 최고위원에 대한 조치가 먼저 있었어야 한다”고 했다. 비윤석열계에선 김 대표가 2019년 전 목사를 “이사야 같은 선지자”라고 하고, 전당대회에서 도움을 받은 것 때문에 쳐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전 목사가 이날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며 공천 문제까지 거론하자, 김 대표도 무대응으로 일관할 수 없게 됐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33.9%로 민주당(48.8%)에 14.9%포인트 뒤졌다. 두 당의 지지율 격차가 지난주(8.9%포인트)보다 훨씬 커졌다. 김 대표는 상황이 연일 악화되자 직접 나서 전 목사에게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국민의힘은 최고위원의 연이은 설화에 전 목사와 홍 시장의 설전, 홍 시장 상임고문 해촉까지 내부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전 목사의 수렁에서 벗어나야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한 공격이 먹힐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황정근 당 윤리위원장이 첫 사건으로 김 최고위원을 징계할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다. 김 최고위원이 전 목사 예배에 가서 ‘5·18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반대’ 발언을 한 사실도 있기 때문에 5월18일 전 징계 절차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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