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시대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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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시대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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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던 2016년 6월, 기자는 1학기 종강 후 고향에 내려갔다. 그해 8월 교환학생을 가기로 돼 있던 터라 용돈벌이라도 할까 싶어 고향 읍내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결심했다. 집 근처에 있는 여러 편의점에 연락했고, 한 곳에서 연락이 왔다.
 
면접을 보러 간 날 ‘사장님’은 “페이를 최저임금에 맞춰서 줄 수는 없다”고 당당히 말했다. 당시 최저임금은 6030원. 그런데 사장은 5000원을 제시했다. “다른 곳을 가도 여긴 다 똑같다”는 말과 함께였다. 기자가 지원한 근무시간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8시까지였다. 야간 근무에 최저시급도 못 받는 5000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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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2023년도 최저임금 안내문이 서 있다. 뉴스1

그래도 그땐 “최저임금을 주고 나면 우리가 남는 게 없고, 촌은 다 그렇다”는 편의점주 말이 그저 맞는 줄 알았다. 그렇게 2개월 반가량 밤새워 일했고, 매달 통장에 입금된 돈은 100만원을 넘지 않았다. 돈 셈에 어두웠던 시절이었지만 월급을 받는 날이면 ‘최저임금이 더 높아지면 그만큼은 못해도 이보단 더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2016년 603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올해 9620원까지 올랐다. 내년 최저임금은 어떨까. 1만원을 넘을까.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1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파행했다. 노동계 인사들이 회의장에서 ‘물가 폭등 못 살겠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투쟁 구호를 외쳤고, 이를 공익위원 9명이 문제삼으면서다.
 
이날 파행은 내년 최저임금 산정 과정도 가시밭길이 될 것임을 보여준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으로 1만2000원을 요구하고 있고, 경영계는 동결을 원해 그 격차가 크다. 최저임금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정해질지, 또 그간 도입 요구가 꾸준히 있었던 업종별 구분(차등)도 도입될지 관심이 쏠린다.
 
◆“1만2000원” VS “동결”
 
고용노동부 소속 기관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열고자 했으나 파행했다. 박준식 위원장(한림대 사회학과 교수)을 포함한 공익위원 9명이 끝내 불출석했는데, 이들은 근로자 위원이 아닌 노동계 인사들이 회의장에서 투쟁 구호를 외치는 상황을 문제삼았다. 박 위원장은 사무국 직원을 통해 노동계 인사들의 퇴장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끝내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근로자 위원들은 오후 3시 55분쯤 회의 무산을 선언하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앞서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최저임금위에 심의를 요청했다.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 수준을 의결해 심의 요청을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장관은 매년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해 고시해야 한다. 이날 회의는 차기 일정도 잡지 못한 채 무산됐지만, 조만간 다시 일정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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