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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간 온라인서 6억원대 사기 친 20대, 국내 강제 송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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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서 불법 체류하며 상습 사기
피해 사례 속출, 온라인에 피해자 모임도

/장련성 기자
‘중고 명품을 판매한다’며 속여 100명이 넘는 피해자로부터 5년간 6억원 상당의 돈과 물품을 가로챈 20대 상습 사기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명품 거래를 빙자해 피해자 128명으로부터 6억2838만원을 가로챈 남모(25)씨를 일본 현지에서 검거해 5일 오후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일본 인터폴, 주일본 경찰 주재관과 공조를 벌여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 신주쿠 일대 자택에서 남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남씨가 범행에 사용한 일본 주소 등을 통해 소재를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체포 당시 남씨는 별다른 직업이 없었고,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일본에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오후 국내 강제 송환된 피의자 남모씨. /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남씨는 2016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온라인에서 중고 명품을 판매할 것처럼 속여 돈을 송금하도록 유도해 금품을 뜯어냈다. 물건을 사면서 거래 금액을 송금한 것처럼 허위문자를 전송하는 수법도 애용했다.

남씨는 한국에서 사기를 저지르고 2016년 7월 일본으로 출국해 현지에서도 꾸준히 온라인 사기를 쳤다. 현재 일산 동부경찰서, 부산진경찰서 등 전국 각 경찰서에 남씨의 사기 행위에 대한 신고가 접수돼 있다. 전국적으로 총 115건의 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본지 취재 결과, 남씨는 명품 거래 외에도 갖가지 방법으로 사기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돈이 될 만한 모든 수법을 동원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은행 문자를 빙자한 송금 문자를 보내 피해자를 속이고, ‘잘못 이체했으니 돌려달라’는 식으로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부산에서 한 철학원을 운영 중인 조모(45)씨도 작년 6월 남씨로부터 사십여만원을 사기당할 뻔 했다. 같은 수법이었다.

당시 남씨는 다른 사람 이름(김○○)으로 “사업 운과 이사 운을 보고 싶다”며 철학원에 운세 상담을 요청했다. 곧 남씨는 “다른데 이체할 거랑 계좌를 헷갈려서 그쪽에 49만원을 송금해버렸다”며 “상담비 3만원을 제하고 46만원을 다시 송금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작년 6월 남씨와 피해자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내용. 남씨는 '49만원을 잘못 입금했다'며 '상담비 3만원을 제하고 46만원을 다시 보내달라'며 피해자로부터 돈을 뜯어냈다. /피해자 측 제공
조씨는 은행으로부터 송금 문자가 온 것을 보고 남씨에게 46만원을 보냈다. 그러나 이후 ‘김○○’으로부터 49만원이 입금된 적조차 없었다는 걸 확인했다. 은행 송금 문자도 가짜였다.

작년 6월 남씨가 은행 송금 문자처럼 꾸며 조씨에게 보낸 문자. 남씨는 본격적인 범행을 벌이기 며칠 전, 조씨 철학관에서 운세를 봤다. 당시 남씨는 같은 수법을 써서 은행 송금 문자를 보낸 후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 남씨는 조씨가 계좌내역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점을 노리고 추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측 제공
조씨는 남씨에게 “돈을 어디로 보냈느냐” “통장에 입금이 안 돼 있다”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연락이 끊겼다. 조씨는 경찰 신고 끝에 어렵게 돈을 찾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황당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온라인에는 남씨에게 사기당한 피해자들의 사례가 넘쳐난다. ‘남○○ ××은행 사기피해자 방’ 같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이나 남씨의 이름을 건 피해자 모임 카페 등이 운영 중이다. 이들은 남씨의 검거 소식이 알려지자 “드디어 잡혔다” “면상이나 봤으면 좋겠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 등을 포함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6억 2838만원보다 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피의자가) 사기 범행을 지속하는 점 등을 미리 파악하고 일본 인터폴과 협력해 적극적으로 검거· 송환한 모범 사례”라며 ”앞으로도 인터폴 채널을 통해 국외 도피 사범 추적 및검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황지윤 기자 noy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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