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 ‘의자계 샤넬’ 쫙 깔렸다” 이게 대체 무슨 일?
SK텔레콤은 최근 서울 신도림, 경기도 분당·일산에 거점 오피스 '스피어(Sphere)'를 열었다. 사진은 스피어 공용 공간에 배치된 고급 의자 '허먼 밀러 에어론'.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재택 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 출근 시키려면 의자부터 200만원짜리로 바꿔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년 넘게 지속됐던 ‘재택 근무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IT 업계도 ‘출근’ 준비에 들어갔다. 재택 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을 ‘유혹’하기 위해 새단장이 한창이다. 하지만 과거의 출근 체제와는 다르다. 사옥과 거점 오피스에 재택 근무 경험을 녹여내고, 다양한 ICT 기술을 접목시키는 등 ‘실험’의 장이 됐다.
SK텔레콤 거점 오피스 '스피어 신도림' 전경.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최근 서울 신도림과 경기도 일산·분당 등 3곳에 거점 오피스 ‘스피어(Sphere)’를 열었다. 100~170개 좌석 대부분에 ‘허먼 밀러 에어론’을 배치했다. 1개에 200만원이 훌쩍 넘어 ‘의자계 샤넬’로도 불리는 제품이다. 2020년 SK텔레콤 본사 배치 후 반응이 좋자, 거점 오피스에도 확대 적용했다. SK텔레콤 직원 A씨(33)는 “재택 근무를 하면서 가끔 회사 의자를 그리워 할 때도 있다”며 “의자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회사원들에게는 ‘사소하지만 큰 복지’”라고 말했다.
‘스피어’는 코로나19의 산물이다. 근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수도권 임직원 4300명의 거주지, 업무 특성, 수요 등을 고려해 장소를 선정했다. 임직원들은 가까운 곳으로 출근하면 된다. SK텔레콤은 자율적인 업무 문화가 ICT 업계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스피어’에는 5G, 양자암호통신 등 SK텔레콤의 ICT 기술이 적용됐다. 국내 최초로 VPN에 SK텔레콤의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결합해 보안을 강화했다.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AI 얼굴 인식 솔루션 ‘누구 페이스캔(NUGU facecan)’은 마스크를 쓴 임직원도 식별해낸다.
우아한형제들 잠실롯데타워 '더큰집'. 편안한 소파와 화상 회의,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한 모니터가 눈에 배치돼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우아한형제들이 잠실롯데타워에 꾸린 '더큰집'의 휴식 공간. 서울 전경이 보이는 자리에 수영장처럼 꾸민 휴식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새 집’을 꾸린 IT 기업도 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월 잠실 롯데타워 2개 층에 총 1000평 규모 업무 공간 ‘더큰집’을 열었다. 배달의민족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2일 재택근무를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더큰집’의 공간 구성도 기존 사옥과는 다르게 꾸렸다. 고정 공간은 기존 건물에 두고, ‘더큰집’은 유동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협업 공간, 소규모 업무 공간, 1인 집중 업무 공간 등이 모두 자율 좌석제로 운영된다. 사내 교육 등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스튜디오를 따로 만들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일하러 나오고 싶은 오피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며 “구성원들의 요구를 최대한 포용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돌아오는 직원들을 맞아 휴식 공간을 확충하기도 한다. 우아한형제들 ‘더큰집’ 구석구석 자리한 휴게 공간을 호텔 라운지 같은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한 스타트업은 안 마룸, 힐링룸, 게임 시설 등 휴식·엔터테인먼트 공간을 대폭 늘렸다. 안 마 의자에는 커튼을 설치하고, 리클라이너 체어가 배치된 1인 힐링룸을 만들어 편안한 휴식이 가능하도록 배려했다. 의류 스타일러 사용이 가능한 의류 케어룸도 따로 뒀다.
네이버 제2사옥 '1784' 내 부속 의원. 300평 규모로 네이버 임직원들은 근무 중에도 진료 및 치료가 가능하다. [네이버 제공]네이버 제2사옥 '1784' 전경. [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6년 만에 제2사옥 ‘1874’를 열었다. 네이버 임직원 전용 ‘부속 의원’이 들어섰다. 운동치료, 물리치료 시설 등이 제공된다. 새롭게 대표가 된 최수연 CEO가 ‘사내 복지’에 관심이 많아, 디테일한 복지 제도가 신설됐다. 우선 사내 식당과 운동 공간을 무료로 제공한다. 오는 7월부터는 식당 메뉴를 업그레이드하고 점심·저녁을 무료로 제공한다. 플렉시블 업무 환경 구축을 위해 원격 업무 기기도 지원한다.
네이버 신사옥은 네이버가 축적한 기술이 집약된 로봇 친화형 빌딩이기도 하다. 40여대의 로봇이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클라우드와 로봇 사이 통신 지연을 줄이기 위해 ‘5G 특화망’을 깔았다. 부속의원에서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CLOVA)’ 기술이 적용됐다. 병력을 청취한 뒤 진찰 사항을 의료 용어로 자동으로 변환하고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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