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숙성 정도’ 따라 건강 효과 ‘이렇게’ 달라져
덜 익은 녹색 바나나는 포만감을 줘 다이어트에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바나나는 섬유질과 칼륨이 풍부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인기 간식이다. 특히, 바나나는 노랗게 익으면서 단맛이 강해지는데, 사람마다 바나나의 숙성 선호도가 다르다. 흥미롭게도 바나나의 숙성에 따라 건강 효과도 다르다. 바나나의 건강효과에 대해 알아본다.
▶녹색=덜 익은 녹색 바나나는 포만감을 줘 다이어트에 좋다. 덜 익은 바나나는 잘 익은 바나나보다 소화하기 어려운 저항성 전분이 20배나 더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저항성 전분은 ‘착한 탄수화물’이라 불리기도 한다. 또한, 덜 익은 바나나의 혈당 지수는 30으로 매우 낮아 혈당 수치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덜 익은 바나나엔 장에서 프리바이오틱스(장내 유익균의 먹이) 역할을 하는 펙틴과 저항성 전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2019년 영양 전문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덜 익은 바나나를 매일 하나씩 섭취한 그룹은 장 건강이 향상됐다.
▶노란색=노랗게 익은 바나나는 당과 항산화 물질이 많아 소화가 잘된다. 바나나가 익으면서 전분이 당으로 전환되는데, 저항성 전분이 작아지면 소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화에 문제가 있거나 복부 팽만감이 생기면 녹색 바나나보다 노란색 바나나를 섭취해야 한다. 잘 익은 노란색 바나나는 수용성 식이섬유와 불용성 섬유를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비타민C와 E와 같은 산화방지 성분이 많다.
▶갈색=바나나에 갈색 반점(슈가 스팟)이 생기면서 갈색으로 변하면 과숙성 상태다. 슈가스팟이 생기면 비타민과 미네랄 함량은 줄어들고, 당 성분은 더 많아진다. 이 상태의 바나나는 면역력 향상, 항암 작용 등에 도움이 된다. Food Science and Technology Research 저널에 게재된 일본 데이쿄대 연구에 따르면 갈색 반점이 있는 바나나가 녹새 바나나보다 백혈구의 힘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8배 더 높다.
미국농무부(USDA)에 따르면 성인 바나나 1일 권장섭취량은 2개다.
▶충치=바나나 과다 섭취는 충치와 치아 손상을 유발 할 수 있다. 바나나는 녹말과 당분이 많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전분 입자가 치아 사이에 달라붙으면 박테리아를 유인해 충치 위험을 높인다. 또한, 바나나에는 약 14g의 높은 설탕이 함유돼 있는데, 이는 치아의 박테리아가 산을 생성하도록 해 충치를 유발한다.
▶두통=과도한 바나나 섭취는 두통과 졸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뇌 표면의 혈관을 수축시키는 아미노산이 바나나에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혈관이 수축했다가 다시 팽창하는 과정에서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익은 바나나일수록 아미노산이 더 많이 함유돼 있다. 영국 더로열런던병원 연구팀은 바나나에 함유된 화학물질인 티라민이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또한, 트립토판과 마그네슘 함량이 높은 바나나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쉽게 졸릴 수 있다. 트립토판이 뇌에 들어가면 세로토닌으로 전환되며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마그네슘은 근육 이완제 역할을 해 수면 보조제로도 유용하게 쓰이는 물질이다.
▶고칼륨혈증=칼륨이 풍부한 바나나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류에 칼륨이 많아져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몸의 세포는 세포막 근처 나트륨과 칼륨 농도를 조절해 생리활동을 이어나가기 때문에 몸속 나트륨과 칼륨 농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칼륨 함량이 높은 바나나와 같은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면 체내 나트륨은 결핍되고 칼륨은 과잉될 수 있다. 이때 고칼륨혈증이 생기면 근육 마비, 호흡곤란 그리고 심장마비 등이 생길 수 있어 적당량을 섭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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