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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나가려면 1000만원… 해외여행 재개에 비행기표가 ‘금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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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부모님을 모시고 이탈리아 로마 여행을 준비했던 직장인 A(32)씨는 항공권 가격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이코노미 좌석인데도 국적 항공사의 인당 왕복 항공권 가격이 25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만 해도 로마행 왕복 항공권 가격은 100만원 안팎이면 예매가 가능했다. A씨는 “4인 가족 왕복 항공권 가격만 1000만원”이라며 “정부의 방역 지침 완화로 해외 여행을 계획했는데 항공권 가격이 너무 비싸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 격리 면제 조치 이후 해외 여행 수요가 늘면서 항공권 가격이 덩달아 치솟고 있다. 여기에 국제 유가 급등으로 유류 할증료까지 오르고 있다. 정부가 단계적으로 항공편 공급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업계에선 항공편 공급이 여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4월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출국자들이 줄을 서서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성수기인 오는 7월 1일 금요일 대한항공(003490)의 인천발(發) 미국 뉴욕행 편도 항공권의 최저가는 136만원대로 조회됐다. 같은 기간 로스앤젤레스(LA)로 가는 편도 항공권은 115만원대, 프랑스 파리행 편도 항공권은 110만원대,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138만원대였다.

같은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020560)의 뉴욕행 편도 항공권의 최저가는 128만원대, LA행은 107만원대, 파리행은 108만원대, 바르셀로나행은 140만원대로 조회됐다. 두 항공사 모두 왕복 항공권으로 예매하면 모두 200만원 이상의 예산을 잡아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수급 불균형 때문에 항공권 가격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항공편 운항 횟수가 제한된 상황에서,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 격리 면제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해외 여행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제선 항공편 운항 횟수는 주당 420회 수준이다. 코로나19 이전 평균 주당 운항 횟수가 4840회였던 점과 비교하면 11분의 1 수준이다. 반면 해외 여행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G마켓과 옥션에 따르면,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 격리 면제가 발표된 직후인 최근 한 달(3월 11~4월 10일) 동안 해외 항공권 판매가 이전보다 9배 이상 급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최근 항공권 예매 문의가 급증하면서 전화상담 연결까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11일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항공권 가격은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공시운임을 기준으로 항공사들이 예상 여객 수요와 공급 계획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항공권의 유효기간, 일정 변경 가능 여부에 따라 10여개(이코노미석 기준)의 예약 등급으로 나눠져 있는데, 등급에 따라 같은 노선에서도 항공권 가격이 2배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통상 항공사들은 여객 수요가 몰릴 때는 비싼 예약 등급의 항공권을, 수요가 적을 때는 저렴한 예약 등급의 항공권을 판매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명절 연휴 때 항공권 가격이 뛰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말했다.

유류할증료까지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항공유 가격이 치솟자, 대한항공은 이달 북미 동부행 항공권의 유류할증료를 전달보다 52.6% 오른 21600원으로 인상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북미와 유럽으로 가는 항공권의 유류할증료를 같은 기간 44.8% 오른 161300원으로 올렸다.

업계에서는 항공권 가격이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전 해제하는 등 방역 규제를 풀면서 해외 여행 수요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항공권 공급량을 늘리는 속도로는 여객 수요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항공편 공급이 본격적으로 증편되기 시작하는 올해 하반기는 돼야 항공권 가격이 조금씩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말쯤 코로나19 이전 대비 50% 수준으로 국제선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결국 공급이 정상화돼야 운임도 하락할 것”이라며 “정부가 월별로 항공편 공급 계획을 한정하지 말고, 여객 수요에 맞춰 유동적으로 항공편을 늘려야 항공권 가격이 더 빨리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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