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인 이은해(
31)씨와 조현수(
30)씨가 지명 수배 중인 가운데, 이은해가 살았던 인천의 한 빌라 집주인의 지인이 그와 관련한 일화를 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뉴스1은 이은해와 조현수가 도주 직전까지 살았던 인천의 한 빌라 집주인에게서 지인인 A씨가 전해 들은 일화를 공개했다.
A씨에 따르면 집주인은 계약 당시 이씨의 모습 등에 비춰 보았을 때 혼자 살인 사건을 저지를 만큼 치밀하거나 대담해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했다.
A씨는 “이은해의 키는
158~160cm 정도에 단발머리였고 잔뜩 위축돼 보였다”며 “집 계약을 하면서도 꼼꼼하게 서류를 따지거나 하지 않고 뭘 잘 모르는 것 같았다”고 집주인의 말을 전했다.
| ‘가평 계곡 살인 사건’ 용의자인 이은해(왼쪽)와 조현수. (사진=인천지방검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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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해는 지난
2021년 2월부터 해당 빌라에 거주했으며 생활하면서 매달 납부해야하는 임대료를 단 한 차례도 내지 않았다. 또 집주인에게는 아이와 살겠다고 했지만, 아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혔다. 대신 다른 여성인 동거인 1명만 서류상 기재돼 있었다.
A씨는 “매달 납부해야 하는
16만 원을 한 번도 내질 않아 소송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집주인이 처음으로 산 집인데 나중에 신혼집으로 쓰려고 했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집주인이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 이은해가 도주 직전까지 살았던 인천의 한 빌라 우편함. 이곳에는 이씨가 도주한 뒤부터 밀려 있던 세금 고지서와 수사기관 우편물 등이 다수 쌓여 있다. (사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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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해가 조현수에게 보낸 엽서글(왼쪽), 조현수가 이은해에게 보낸 엽서글(오른쪽).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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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뉴스1은 “경찰이 이은해와 조현수가 도주 직전 살았던 우편함에서 엽서를 확보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해당 편지는 두 사람이
2021년 3월 경북 예천군 삼강주막을 방문했을 당시 적은 것으로, 이들은
333일 뒤 엽서를 보내주는 ‘느린 우체통’ 편지에서 자신들을 각각 ‘주인님’과 ‘현수 시종님’이라고 칭하며 사랑의 대화를 나눈 것이 확인됐다.
이은해는 조현수에게 “우리 벌써 만난 지 2년이 넘었다”며 “처음 만났을 땐 이뻐 죽겠는데 우리도 만난 짬이 있어 그런지 요새는 볼 때마다 원수 같다”고 했다. 또 “
333일 뒤에 편지가 온다고 하는데 우린 그때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하다”며 “힘들 때 옆에 있어 주고 나 때문에 온갖 풍파 다 겪었는데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은해의 남편 윤 모씨(사망 당시
39)를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공개수배됐다.
두 사람은 같은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 모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지만,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다가 도주해 4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경 합동 검거팀은 그간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두 사람의 주변 인물들을 파악한 후 검거망을 좁히는 전략을 세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와 조씨가 4개월 넘도록 장기 도피할 수 있는 것은 조력자가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가끔씩
112 신고를 통해 제보도 들어와 사실 확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