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이른 이별'... 윤 당선인 취임 전날 청와대 떠난다
5월 9일 오후 청와대 비우기로
靑→서울 모처→尹 취임식 참석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전날인 5월 9일 청와대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5월 10일 대통령에 취임하는 즉시 청와대를 개방하겠다"고 공언한 윤 당선인을 '배려'한 결정이다. 신ㆍ구 권력의 껄끄러운 관계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12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5월 9일 저녁 청와대를 떠난다. 9일 자정까지는 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이지만, 몇 시간 먼저 청와대를 비워 주는 것이다. 9일 밤은 서울 모처에서 지내고,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서울역에서 울산까지 KTX로 이동한 뒤 김정숙 여사와 함께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로 향할 것이라고 한다.
임기를 마치는 대통령이 마지막 밤을 어디서 보낼 지는 그간 대통령 당선인과의 조율을 통해 결정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 첫날 아침을 청와대에서 맞았다.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점을 감안한 이 전 대통령의 배려에 따른 것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 오후에 청와대를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삿짐을 미리 옮길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으로, 이 전 대통령의 사저가 서울에 있어서 무리가 없었다.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도 임기 마지막 날 자정이 되기 전 서울 사저로 향했다.
서울에 거처가 없는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마지막 밤을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미리 비워 주는 쪽을 택했다. 윤 당선인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5월 10일 청와대 전면 개방'을 약속한 것을 ‘퇴거 압박’으로 받아들이는 기류가 청와대 일각엔 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는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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