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줄고 거리두기 없어져도 엔데믹 선언은 이른 이유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접어들고 있지만 엔데믹(endemic), 즉 독감과 같은 풍토병화 선언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감염 차단 효과가 떨어진 거리두기를 해제해도 일상으로의 전환까지 시간이 필요한 데다 새로운 변이 출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엔데믹은 개념 정의가 상당히 넓은 용어로 어떤 상태를 엔데믹으로 볼지는 학자마다 상당히 다르다"면서 "거리두기 해제를 엔데믹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이견을 가진 학자들도 있다. 이것(거리두기 해제)을 엔데믹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유행 감소세에 오는 17일까지 시행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마지막 거리두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엔데믹화 선언은 여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앞서 미국 언론사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0일 우리나라가 엔데믹으로 이행하는 첫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고 이를 인용한 발언이 잇따라 언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손 반장은 "코로나19는 지금 완전히 일상적인 대응 가능한 체계로 전환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변이의 문제도 있고 아직까지 안정적으로 모든 의료 대응체계나 혹은 감염관리 체계들을 바꾸기에는 위험도가 높다고 보인다"며 재차 엔데믹화 선언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종민 기자
다만 오미크론 유행을 거친 뒤 코로나19 위험성이 예전보다 낮아진 것은 맞아 보다 일상적인 대응체계로 무게 중심축을 옮길 필요가 있다며 "하나씩 하나씩 사회·경제적인 대응 또는 의료대응을 일반체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거리두기의 효과성이 떨어진 점도 재차 강조하며 오는 17일까지 시행되는 이번 거리두기가 당분간 마지막이 될 가능성도 열어 놨다. 거리두기는 2020년 5월 3일 처음 시작된 후 제한 인원과 시간 변동을 거치며 현재까지 1년 11개월 가까이 시행 중이다.
손 반장은 "현재 오미크론 변이 전파력이 너무 빠른 반면 거리두기의 효과성 자체는 떨어지고 있다"며 "현재 유행 상태가 우리 의료체계로 감당과 관리가 가능한 수준의 위험도로 평가되기 때문에 사회적 피해를 계속 야기하는 거리두기 체제 유지 필요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새로운 변이 출현 시 거리두기 재가동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어떤 변이가 언제,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알기는 어렵다"며 "굉장히 위험한 변이가 나타난다면 그때 상황을 평가해 다시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한이 있어도 현재는 방역 상황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해제하는 (방향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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