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해외여행보험금 5차례 허위 청구…800만원 챙겨

이은해 남편 가족 카드로 '카드깡'…2억원 빼내기도이은해(31·여·왼쪽)와 공범 조현수(30·오른쪽) /뉴스1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경기 '가평계곡 사망사건' 피의자 이은해(31)가 여행보험금 등을 허위로 청구해 8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이은해는 남편 윤씨와 혼인신고를 한 지 6개월 후인 2017년 9월 사귀던 남성과 일본 여행을 간 뒤 여행가방을 도난 당했다며 현지 경찰서에서 여행가방 도난 신고 접수증을 발급받았다.

이은해는 한국으로 복귀한 뒤 보험사에 여행가방 도난 신고 접수증을 보내 보험금 150만원을 받았다.

이은해는 가방을 허위로 잃어버려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해외여행보험을 가입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보험은 단기·장기 여행보험으로 나눠지는데, 여기에는 해외에서 치료를 받거나 귀국 후에도 일정기간 치료를 받는 경우 치료비를 받을 수 있다.

또 여행 중 휴대품이 파손되거나 도난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이은해는 해외여행을 가면서 이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은해는 2019년 4월에는 남편 윤씨의 명의로 보험에 가입한 뒤 같은 수법으로 도난 신고 접수증을 받아 낸 뒤 윤씨가 두달 뒤인 6월30일 사망하자 보험금 135만원을 대신 받아 챙겼다.

이은해는 남편 윤씨가 사망하기 한달 전인 5월 가평계곡 사망사건 공범인 조현수(30)와 마카오 여행을 다녀온 뒤 같은 수법으로 보험금 2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은해는 남편이 사망한지 3달 뒤인 9월에는 친구와 마카오를 다녀온 뒤 같은 수법으로 120만원을 챙기는 등 최소 5차례 8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해는 남편 윤씨의 가족 명의의 카드를 이용해 일명 '카드깡'으로 남편 계좌 등에서 2억원을 빼낸 뒤 지인, 조현수 그리고 자신의 계좌에 나눠 보내기도 했다.

이은해가 돈을 보낸 지인 중 2명은 이은해가 사기 범죄를 벌였을때 공범이며, 또 다른 1명은 10대 시절 이은해와 절도를 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인물이다.

윤씨의 계좌에서는 이은해의 교통범칙금과 주차위반 과태료도 빠져나갔다. 윤씨는 6000만원 연봉을 받는 대기업 연구원이었으나, 이씨와 혼인 한지 1년여 만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윤씨는 라면 등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 지인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도 했다.

수사당국은 윤씨가 이씨로부터 '가스라이팅(심리 조작 지배)'을 당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씨가 윤씨에게 말해 가족들에게 돈 요구와 거짓말을 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윤씨를 피보험자, 자신은 보험금 수령자로 생명보험에 무더기로 가입하기도 했다. 당시 보험 설계자는 이씨가 10대 때 사귀던 남자친구 A씨가 보험설계를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씨의 부탁을 받고 사망 담보 위주 보험을 설계했으며, 윤씨가 사망했을때 이씨가 받을 수 있는 보험 보상금은 8억원으로 파악됐다.

이씨가 피해자 윤씨 명의로 다수 생명보험상품에 가입하고 2년 뒤 윤씨는 3차례에 걸쳐 목숨을 위협받았고 결국 숨졌다.

검찰이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피의자 이은해(31)와 조현수(30)에 대해 수배 전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으나 4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씨와 조씨에 대해 지난달 30일 공개수배하기 전 출국금지 조치했다. 검찰은 이들이 해외로 출국한 기록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국내에서 이들의 행적을 쫓고 있다.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경기 가평군 용소폭포 주변 접근금지 표식. 2022.4.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씨는 내연남 조현수와 공모해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씨에게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 시도했으나 치사량 미달로 미수에 그쳤다.

이어 같은 해 5월 경기 용인시의 낚시터에서 윤씨를 빠뜨려 살해하려 했으나 잠에서 깬 지인한테 발각돼 미수에 그쳤다.

그 다음 달인 2019년 6월 30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전혀 못 하는 윤씨를 다이빙하도록 강요해 숨지게 했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았으나 같은 해 10월 '변사 사건'으로 종결되자, 그다음 달인 11월 8억원대 보험 보상금을 청구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은해와 조현수가 잠적하자 지난달 30일 공개 수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