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회의 연 신동빈, 재계는 그옆에 있던 인물에 주목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2일 임직원들에게 “새롭게 도전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계열사 대표와 핵심 경영진 70여 명이 참석한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을 주재하면서다.
신 회장은 먼저 “경영 환경이 안정적이었던 지난 10년과 달리 이제는 상시적 위기(Permacrisis)의 시대가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추구해야 할 경영 목표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돼 기업가치를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력은 “세계적인 선도 기업으로서 지위 확보”, 기업가치 제고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수익 창출”이라면서다.
그는 “이를 위해 핵심 사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인재와 연구개발(R&D), 디지털전환(DT), 브랜드 등 경영 자원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룹의 비전에 부합하고, 성장 발판이 될 수 있는 신사업 발굴도 주문했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게는 “위기를 미래 성장 기회로 삼아 적극 도전하고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철저하게 대비해 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롯데가 인수한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일진머티리얼즈 등 사례를 언급하며 “대규모 투자임에도 과감하고 신속한 결정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임직원들과 명확하고 지속적인 의사소통 ▶고객·주주·임직원 등 이해 관계자의 이익에 부합한 의사결정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변화와 혁신, 정직, 열정 등 고(故) 신격호 창업주가 제시한 경영 메시지 계승을 강조하며 VCM을 마무리했다. 신 회장은 “올해는 지난 몇 년간 준비했던 재도약 노력을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롯데월드타워 건설 과정에서 (롯데는)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국내 최고층 건물을 세웠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회사’라는 한 방향을 바라보며 혁신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 회장과 경영진들은 이날 VCM에 앞서 롯데월드타워 1층에 마련된 신격호 창업주 흉상에 헌화하고 묵념하며 별세 3주기(1월 19일)를 기렸다. 이날 회의에는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신 상무가 VCM 대면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에선 신 상무의 경영 수업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상무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3’에도 참석했다. 그는 롯데케미칼 전시관 등을 둘러본 뒤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등과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 공장 현장을 점검했다고 한다.
김 부회장은 이날 신 상무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일본에 있는 기술 좋은 업체와 같이 컬래버레이션(협력)할 수 있는 길이 있는지 검토해 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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