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해 임시국회에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파격적인 조세 지원 방안을 담은 법 개정안을 국회에 다시 제출한다. 정부 의견이 반영된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정부가 다시 세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반도체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

30일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회의에서 참모들에게 국가첨단산업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반도체 지원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대기업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8%에서 10% 이상으로 상향하는 내용 등을 담은 조세특례법 개정안을 새해 임시국회에 제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신속한 법 개정을 위해 의원 입법 형태로 법안이 발의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정부 안팎에선 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 방안이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 "다수 의석을 앞세운 야당의 발목잡기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투자 확대를 위한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가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다"며 "반도체 특위에서 제안한 세제 지원안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반도체와 같은 국가 전략기술은 국가 안보의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 기술이므로 기획재정부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지난 23일 국회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세제 지원이 충분치 않다는 경제계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당시 여야는 여야는 반도체 등 국가첨단산업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8% △중견기업 8% △중소기업 16%로 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기업의 세액공제율을 6%에서 8%로 2%포인트 높였을 뿐 중견·중소기업 공제율은 바뀌지 않았다. 세제 개편으로 인한 세수 감소와 다른 산업과 형평성 등 문제를 제기한 기획재정부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이같은 대기업 반도체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당초 여당안(20%)은 물론 야당안(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법안을 제출했던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당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목표로 파격적인 지원을 하겠다던 윤석열 정부의 약속은 어디 있느냐"고 정부·여당을 강력 비판하기도 했다. 양 의원은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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