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확진된 생후 18개월 아이가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 결국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아이는 재택치료 중 급격하게 상태가 악화했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다.

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시27분께 경기 이천시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A군이 고열과 급성경련 증상을 보인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오후 1시42분께 119 구급대가 A군 자택에 도착했을 때 A군은 신고 내용대로 급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 인근 병원들은 모두 응급실 내 격리 병상이 가득 차 있었다. 결국 구급대 도착 40여분만에 A군은 평택 박애병원으로 배정됐다. 구급대는 즉각 이송을 시작했지만 병원까지 거리가 60㎞ 정도 떨어져 있어 도착까지 한 시간 남짓 소요됐다.

병원 도착 직후 A군은 의료진으로부터 긴급 처치를 받았지만 같은날 오후 4시50분 결국 사망했다.

정부 지침상 A군처럼 증상이 심각한 코로나19 환자는 즉각 가까운 응급실로 이송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인근 병원들은 모두 응급실 내 격리 병상이 가득 차 있거나 소아 전문의가 없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방역당국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응급 환자에 대해 '격리 병상 치료' 원칙을 고집함에 따라 골든타임을 놓친 환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면 진료할 수 있게 했지만 응급 환자를 격리실에서 치료하도록 한 지침은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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