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60%가 우울증 때문…22.2%만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게티이미지뱅크
1만3,195명. 2020년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람의 숫자다. 한 시간 마다 1.5명, 하루 평균 36.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한국은 2002년 이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거의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자살은 우리나라 전체 사망 원인 5위를 차지하는 데다 특히 10~30대 사망 원인 1위다. 문제는 우리 국민 4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데 이 중 22.2%만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사실이다.
자살은 우울증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울증의 대표 증상 중 하나가 자살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과 자살 시도로, 자살 사망자의 60%가 우울증을 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주변에 우울증 환자가 있거나, 일반인이라도 살다가 마음의 감기처럼 우울증을 앓을 수 있기에 우울증 대처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박형근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대처법을 알아본다.
◇우울증 이겨내는 첫 단추…우울증 의심되면 정신건강의학과 방문하기
우울증을 이겨내려면 자신이 겪는 어려움이 우울증이 아닐지 한 번쯤 의심해 볼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질환처럼 우울증도 의사 진찰을 통해 진단된다.
하지만 우울증의 대표 증상들이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기에 나에게 나타난 증상을 확인하고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는 있다.
우울증의 핵심은 기분 증상이다. 우울증이 생기면 우울하고 슬픈 기분이 든다. 이전까지 주변에 보인 흥미나 관심이 사라지고 시큰둥해진다.
그 다음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능이 저하되는 ‘생장(生長) 증상’이 있다. 불면이나 과다 수면과 같은 수면 문제, 식욕 감소ㆍ증가 같은 식욕 문제가 나타난다. 몸에 기운이 없어지거나 심하게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 밖에 신체 활동에 변화가 온다. 안절부절 못하고 서성대는 초조 증상이나 행동과 말이 매우 느려지는 지연 증상이 생긴다.
마지막은 인지 기능 증상이 나타난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심한 죄책감이나 스스로가 무가치하다는 생각에 빠지거나, 심하면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에 든다. 일부는 실제 자살 시도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고통이 매우 심하거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거의 해내지 못한다면 우울증을 강하게 의심해봐야 한다.
노인의 경우에는 우울증이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소화불량이나 통증으로 인해 내과나 신경과에 방문해 여러 검사를 받아도 원인을 찾지 못할 때 우울증이 원인인 경우가 꽤 있다.
우울증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므로 인터넷 검색이나 주변 경험담을 통해 자가 치료를 하겠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우울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해 상담을 받아야 한다.
우울증 치료법에는 대표적으로 약물 치료와 심리 치료가 있다. 많은 사람이 약물 치료를 걱정하는데, 우울증에 쓰는 약인 항우울제는 의존성이 없고 병이 나으면 중단할 수 있다. 부작용을 우려해 치료를 미루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해 내게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가능하면 운동까지
우울증에 빠지면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없고 일시적으로라도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울하니까 나는 아무 것도 못해’라는 생각으로 하루 종일 자리에 누워있어 보자. 우울함이 사라질까? 아무 것도 안 하면 아무 것도 좋아지지 않는다.
우울증 이전에 하던 대로 잘 할 필요는 없다. 작은 무엇이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좋다. 몸을 움직이고 대화를 해보자. 햇빛이 좋을 때 30분만 밖에 나와 가볍게 걷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
그것도 힘들면 집에서 가족들과 30분 간 대화를 하거나 음악을 들어도 괜찮다. 기분이 나아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활동이라면 무엇이든 권장한다. 이것이 우울증의 중요한 치료법인 행동 활성화 기법이다.
이 밖에 가장 효과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많은 치료법이 운동이다. 심박수와 호흡수가 빨라지고 몸이 덥다고 느끼는 강도로 매주 3회 이상, 한 회에 30분 이상, 9주 이상 운동을 하면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유산소ㆍ무산소운동 사이에 큰 차이가 없어 하나를 택해서 꾸준히 해보자. 신체 건강도 덤으로 찾아올 것이다.
◇우울감을 악화시키는 술, 무서운 결과로 이어지는 자해는 금물
우울감에서 벗어나려고 신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술에 의존하는 것이다. 술은 일시적으로 우울감과 힘든 기분에서 벗어나게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울감을 악화시키고 알코올 사용 장애라는 중독 질환을 유발한다.
우리나라는 음주에 유독 관대해 문제 음주나 알코올 사용 장애 유병률이 높은데, 이러한 상황이 높은 자살률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슬프고 지루한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해를 하는 경우도 부쩍 많아졌다. 특히 1인 인터넷 방송을 통해 청소년과 젊은 성인 연령층에서 자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 번의 자해도 가볍게 넘기면 안 된다. 자해를 통해 느끼는 만족감을 계속 얻기 위해서는 자해 강도가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 내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살 연구 분야 전문가인 토머스 조이너)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교수는 “자해와 같이 우리 몸에 고통을 주는 행동은 궁극적으로 ‘치명적인 자살 시도’, 즉 ‘자살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고 했다. 우울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오히려 몸을 해하는 행동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용기를 내 주변에 우울하다고 말하기
우울하다고 느끼는 건 잘못된 게 아니다. 주변에 심하게 우울해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때 어떤 기분을 느꼈는가? 대부분 ‘불쌍하다’, ‘안 됐다’, ‘도와주고 싶다’ 이런 기분이었을 것이다. 지금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나를 보고 주변 사람도 똑같이 느낄 것이다.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는 우울증을 주변에 도움을 구하는 상태로 보기도 한다. 우울증이 역설적으로 나를 보호하는 기능도 한다는 뜻이다. 도움을 구하는 나의 마음을 위해 이제 나의 몸이 나설 차례다. 가족, 친구, 주변 사람에게 우울하다고 말해보자.
나아가 우리 모두는 ‘우울하다’ ‘죽고 싶다’고 말하는 주변 사람에게 손을 내밀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고 있지만 우리 마음까지 거리 두기를 할 필요는 없다.
토머스 조이너 교수는 자살로 이끄는 요인들로 ‘좌절된 소속감’과 ‘짐이 된다는 느낌’을 추가로 지목했다. 소속감이 없다고 느끼거나 이 세상에 나 홀로 있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자살 위험성이 가장 높을 때다. 반대로 주변에 나와 함께 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기분을 느끼는 것은 자살로부터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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