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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후유증 '롱 코비드' 호소 잇달아…당국 "조사하겠다



코로나19 누적확진자 1200만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간이 지나도 후유증이 계속되는 '롱 코비드'(코로나 감염 후유증)를 겪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계속되는 확진세로 국내 누적확진자가 1200만명을 넘어서면서 자가격리 해제 후에도 일상에서 후유증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코미디언 박명수는 지난 27일 KBS 라디오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격리 해제 후에도 후유증을 겪고 있다며 털어놨다.

2차 백신 접종까지 마친 박명수는 지난 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박명수는 "코로나가 완치된 지 3주가 지났는데 아직도 코맹맹이 소리가 난다. 기침이 나고 답답하다. 지금도 약을 먹는다. 쉽게 볼 게 아니다. 무증상이거나 가볍게 지나가면 천만다행이다. 정말 아프다"고 토로했다.

지난 14일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여성 김모씨 역시 격리해제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증상을 겪고 있다.

김씨는 "잔기침과 전신 피로감으로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틀 정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에 시달렸는데, 그 후 갑자기 생리를 일주일 일찍 시작하게 됐다"며 "후유증이 오래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6일 확진 이후 2주가 지나 폐렴 증상이 왔다는 40대 여성 박모씨는 "기침, 가래 뿐만 아니라 어지러움, 소화불량, 흉통까지 생겨 병원을 다녀도 안 되길래 코로나후유증센터에 다녀왔다"며 "기침할 때마다 가슴통증이 계속되고 숨 쉬는 것도 편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부는 11주 만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스텔스 오미크론이 국내에서 우세종이 되면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2’,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이 전세계적으로 매섭게 확산해 유럽국가들에서 확진자 수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SNS 등 온라인 상에도 격리해제 이후 증상이 지속된다며 호소하는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지역 맘카페 네티즌은 "숨가쁨, 잔기침, 두통, 불면증이 계속 되고 있다. 딸은 확진 후 생리 양이 늘어서 큰일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확진 후 후각은 며칠 안에 돌아왔지만 미각이 사라졌다. 병원에서 스테로이드제를 강하게 쓰는 처방이 필요하다고 해서 현재 치료 중이다. 아이는 격리해제 후 일주일 만에 대상포진이 왔다"고 전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항생제와 기침약도 끊었는데 일주일째 계속 설사를 한다. 지사제를 먹어도 나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WHO는 코로나19 감염 후 후유증이 3개월 이내 발생해 최소 2개월 동안 지속되는 증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롱 코비드'의 증상은 심한 피로, 흉통, 심근염, 두통, 건망증, 우울증, 후각 상실, 발열, 설사, 귀 울림 등으로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정부의 의뢰를 받아 코로나19 완치자 47명의 후유증에 대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완치 후 한번이라도 후유증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 87.2%로 나타났다. 후유증 중에서는 피로감 57.4%, 운동 시 호흡곤란 40.4%, 탈모 38.3%, 가래 21.3% 순이었다.

전문가는 현재 우리나라의 진료체계에서는 후유증을 빨리 치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시 0.2~2% 정도의 대뇌피질이 축소하면서 후각, 인지기능 등에 손상이 생긴다. 그래서 경증 환자들도 기억력이 떨어지고 냄새를 못 맡는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빨리 치료했다면 이런 증상들이 적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진료 체계로는 빨리 치료할 수도 없고 환자들이 각자도생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에서 느끼기엔 치료제도 너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지럼증, 이명, 생리불순, 심근염 등 후유증 관련한 국내 데이터를 정부가 발표한 적이 없다. 국민들에게 부작용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알려서 인지를 시키고 불안감을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한 검사비 등은 건강보험으로 인정해줘야 한다. 일정 기간은 코로나에 대한 산정특례 방식으로 혜택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57명 늘어난 1273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한 28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2022.03.28. dadazon@newsis.com

한편 방역당국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기저질환이 없는 50대 미만 성인 등을 대상으로 오미크론 유행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후유증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오미크론 유행으로 인해 20% 넘은 인구가 감염돼 오미크론 확진 이후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분석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청장은 "코로나19에 확진돼 최소 2개월 이상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지속되면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정의하고 있다"면서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으로는 피로감, 숨가쁨, 인지기능 장애, 우울·불안과 같은 정신적 증상 등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확진자와 예방접종자에 대한 정보가 대부분 다 등록돼 있다. 이런 정보와 건강보험의 진료·수진 정보를 연계해 일정 기간 이후 어떤 합병증과 후유증이 생기는지에 대한 조사를 현재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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