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면?… 기억력 향상법 6
기억력을 높이려면 잠을 잘 자고, 종이책을 보고, 관심 분야를 공부하고, 손을 많이 움직이고, 드라마 시청은 자제하고,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몸속 세포는 나이가 들면 늙어가기만 한다. 돌이킬 수 없다. 뇌도 그렇다. 전두엽 세포가 점점 줄어 기억이 가물가물해진다. 그러나 기억해낼 수 있는 힘인 기억력은 훈련하면 기를 수 있다.
먼저 잠을 잘 자야 한다. 자는 동안 뇌는 하루 동안 겪은 기억을 재활성화시키는데,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이 과정이 방해받기 때문이다. 관련 연구도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이 실험 참가자에게 무작위로 지정한 라틴 아메리카 역사 수업 학생 40명과 일본 역사 수업 학생 40명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도록 했다. 수면의 질을 확인할 수 있는 단일 전극 뇌파 검사(EEG) 장치를 단 채 잠을 자게 한 후, 일어나서 다시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잠들기 전에 외웠던 80개 이름 중 평균 74개를 기억했다. 그러나 숙면을 취한 사람들은 이보다 약 1.5개를 더 기억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이로 된 책을 읽는 것이 화면을 넘기며 읽는 전자책보다 기억력 증진 효과가 크다. 페이지를 마우스나 손가락으로 같은 화면에서 넘겨 평면적인 이동만 하는 전자책은 뇌에 큰 자극을 주지 못한다. 손으로 페이지를 한장 한장 넘기며 입체적인 이동을 하는 종이책은 넘기면서 주는 시각적 자극이 뇌에 전달될 뿐 아니라, 넘기는 시간 동안 맥락을 정리해보게 한다. 한편, 규칙적인 독서는 인지기능장애 발병 위험을 약 20% 떨어트린다. 책은 전후 맥락이 있는 대하소설이나 추리소설을 읽는 것이 권장된다.
기억력은 새로운 공부를 할 때 가장 강화된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뇌가 자극되는 것은 물론, 여러 개념을 배우고 정리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뇌세포 사이 연결 회로가 탄탄해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공부는 자신이 '약간 어렵다'고 느끼는 정도가 적당하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6학년 수학 교과서를 다시 풀었을 때 쉽게 풀리지만, 중학교 1학년 수학 교과서는 약간 헷갈리고 어렵다면 중학교 교과서를 사용하면 된다. 단순 암기보다는 철학이나 수학 등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좋다. 실생활에 많이 쓰이는 요리나 증권투자 등을 공부하는 것도 기억력 증진에 효과적이다. 뇌는 쓸데없는 정보라고 생각하면 잘 기억하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도움 되고 재밌다고 느끼는 과목을 선정해 공부해야 한다.
손을 많이 쓰면 인지 능력과 관련이 깊은 전두엽이 자극된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기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손을 움직여야 한다. 오른손잡이라면 왼손으로 글씨를 써보고, 메모는 컴퓨터 대신 종이에 적는 식이다. 큐브, 십자말풀이, 스도쿠 같은 게임도 도움 된다.
드라마 등 일방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프로그램은 기억력을 오히려 떨어뜨린다. 실제로 이런 프로그램은 인지기능장애 위험을 약 10% 높인다는 연구도 있다. 다큐멘터리, 추리물, 퀴즈 등 적극적으로 생각하면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좋다.
걷기, 뛰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도 기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혈액 순환이 잘 돼 혈류가 좋아지면서 뇌로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근력운동을 하는 것보다 기억력과 관계가 깊은 뇌 속 해마 크기가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주일에 3회 이상, 매번 한 시간 정도 걸어야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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