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탈리 포트만의 열등감… 하버드녀의 ‘가면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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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포트만의 열등감… 하버드녀의 ‘가면 증후군’

보헤미안 0 430 0 0

자신의 능력 못 믿는 ‘고스펙’들의 강박 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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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본인이 이룬 성과나 본인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의 시선이 실제 역량보다 과분하고 부풀려져 있다고 여긴다면 가면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일러스트=박상철​
“멍청한 여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일부러 신경생물학이나 고급 히브리어 문학과 같은 어려운 수업만 들었습니다”

배우 나탈리 포트먼이 모교인 하버드대 졸업생 연사에서 한 말이다. 나탈리 포트먼은 6개 국어를 할 수 있고, 하버드대를 졸업했을 만큼 지성을 갖춘 배우다. 그러나 자신의 역량이 다른 학생보다 떨어질 것으로 생각해, 대학 다니는 내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듯 마치 본인이 이룬 성과나 본인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의 시선이 실제 역량보다 과분하고 부풀려져 있다고 여기는 것을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이라고 한다. 성공한 사람이나 유명인이 아니라도 겪는다. 게다가 앓는 사람이 꽤 흔하다. 업무 관리 플랫폼 기업 아사나(Asana)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지식 근로자 열 명 중 여섯 명가량(62%)이 가면 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난 가면을 쓴 사기꾼이야'라고 느껴

가면 증후군은 누구나, 꽤 많은 사람이 겪는다. 갑자기 사회적 위치가 높아졌거나 성공한 사람은 물론, 다른 사람보다 덜 노력했는데 취업에 성공한 사회초년생, 아이에게 부족하다 느끼는 부모 등도 가면 증후군을 겪는다. 다양한 사람이 겪는 만큼 증상도 다양한데, 가장 흔하게는 칭찬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주변에서 칭찬해도 빈말일 거로 생각하거나, 운으로 성공했을 뿐이라 여긴다. 앞으로 점점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도전을 주저하기도 한다. 동시에 주변 인식과 명성에 버금가려고 자신을 몰아세우며, 지나친 노력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가면 증후군을 앓고 있다면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자신이 한 일에 잘 만족하지 않는다. 동기 부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완벽주의자 성향 때문에 업무를 배정받았을 때부터 부담을 갖기 시작하며, 오히려 미루는 버릇이 생기기도 한다. 주변 인식에 민감해져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성과를 비교하고,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실패했다고 생각해 자괴감에 쉽게 빠진다. 이 외에도 가면 증후군을 앓고 있으면 ▲회의감이 자주 들고 ▲자신의 역량을 스스로 가늠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성공하지 않는 방향을 선택하고 ▲목표는 높게 설정하고 ▲과로나 번아웃을 겪게 되는 등의 증상을 겪는다. 또한,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평가에 매우 예민해지고,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도 과도하게 염려한다.
 

내부 열등감, 집단주의 분위기가 원인

이런 증상은 왜 나타나는 걸까?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 교수는 "근본적 원인은 내부 열등감"이라며 “잘 해낼 거라는 믿음이 없어, 실패했을 때 받을 충격을 본능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과로했거나, 주변의 기대가 크거나, 주변 사람과 경쟁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가면 증후군에 취약하다. 실제로 미국 워싱턴주립대 연구 결과, 가면 증후군을 앓는 학생은 부모가 충분한 교육을 받지 않은 ‘고등교육 1세대’였다. 또 평소 수업을 많이 듣고, 교수가 엄격하다 여기고, 학생 간 경쟁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가면 증후군은 개인의 자존감 문제만이 아닐 수도 있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어수 교수는 "집단이 바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일수록 진정한 자신보다 사회가 원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며 "융 심리학으로 해석하면 가면 증후군은 자기 자신을 찾아가고 싶다는 무의식의 신호"라고 말했다. 더 나은 자신을 보이지 못해 가면 증후군이 나타날 수도 있다. 사회에서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할까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진료받을 필요는 없다. ▲강박적으로 완벽주의자가 되려고 자신을 몰아세우거나 ▲불안감이 계속되거나 ▲기분 변화가 심하거나 ▲식욕이나 수면 등 일상생활 패턴에 변화가 생긴다면 심리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방치하면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진정한 자신 찾으려면…

가면 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일단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야 한다. 본인의 성과를 평가절하하지 말고, 남들과 비교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구체적인 계획표 짜기=허무맹랑하게 큰 꿈을 갖지 말고, 1년 단위, 10년 단위 등으로 승진하고 싶은 직급, 성취하고 싶은 업무 목표 등 매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현실 가능하게 계획을 짜야 한다. 그 후 현재만 바라본 뒤, 그날 하루에 집중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을 멈출 수 있다. 작은 목표를 달성했을 때마다 축하하는 시간을 갖는다.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

▶멘토 찾기=실질적인 조언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본인 스스로 단점이라고 생각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다. 자기 스스로 의문이 들 때마다 점점 좋아지는 중이라고 생각해, 자괴감에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환경 확인하기=경쟁을 부추기거나, 과도한 성과를 요구하는 등 환경이 문제일 수 있다. 직장에서 무능력함에 빠져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혹시 근무 환경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본다. 기업 문화 문제라면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기업을 모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칭찬 노트 적기=가면 증후군을 앓고 있다면 스스로 가지고 있는 장점은 사소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 장점을 찾으려 애쓰고, 적어 내려간다면 자신감을 향상할 수 있다.

▶그만 미루기=가면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자주 일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커 업무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혹여 실패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미루면 오히려 급하게 일을 해야 해 만족하지 못할 결과물을 낼 가능성이 크다. 일단 시작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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