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청사서 성추행성 언행…男시의원 "친해서 그랬던 듯"
女시의원 "수치심 없다는데 무슨 문제"…性인식 '바닥'수원시의회 의원들이 지난 10월 청렴 실천 다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 뉴스1(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경기 수원시의회에서 재선 여성 시의원이 초선인 남성 시의원의 몸을 만지면서 성적 발언을 해 논란이다.
특히 이 여성 시의원은 취재진에 "뭐가 문제냐"식 해명을 내놓는 등 공인으로서의 성(性) 인식 결여를 여실히 드러냈다.
21일 수원시의회와 익명의 제보자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A시의원은 최근 의회 내 의원사무실에서 같은 당 B시의원을 뒤에서 안으며 신체 특정 부위에 손을 가져다 댔다.
B시의원의 몸을 만진 A시의원은 "내 가슴보다 크네"라며 성적 발언을 스스럼 없이 내뱉었다.
A시의원은 재선, B시의원은 초선으로 A시의원이 6살 위다.
당시 사무실에는
A·B시의원 외에 다른 시의원도 몇명 자리 중이었다.
일부는 상식을 벗어난 A시의원의 성적 언행을 보고도 농담 섞인 대화를 지속했다.
B시의원 역시 A시의원의 신체접촉 등에 대해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않았다.
B시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지난주 있었던 일 말하는 것 같은데, 친해서 그랬던 것 같다. 수치심은 없었다"고 말했다.
A시의원은 '문제 될 게 없다'식 해명을 내놨다.
A시의원은 "친한 동생 의원들하고 손잡고 이야기하고 그러는 것들이 취재거리가 되느냐"며 "본인이 불쾌감이 없었다고 하는데 그걸 만들어가려는 의도가 궁금하다. 별로 답변하고 싶지 않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B시의원은 이후 취재진에 별도 문자 메시지를 통해 "당사자인 저도 잘 기억하지 못할 정도의 사안을 기사화 하려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이 사안이 기사화되고 제가 거론된다면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알려왔다.
익명의 시의회 관계자는 "시민과 공직자에 모범이 돼야 할 시의원들이 민의의 전당인 의회 청사 내에서 저런 저질스러운 언행을 스스럼 없이 하고 웃어 넘기는 모습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의회는 지난
10월 청렴 실천 다짐 캠페인을 진행했다.
시의원들은 캠페인에서 시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의회상 정립을 위해 윤리실천규범과 행동강령을 숙지하고, 청렴 실천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지난 8일에는 기초의회 최초로 지방의원 도덕성 검증, 징계 심의를 담당하는 '상설 윤리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