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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쥐, 미국선 말… 쥐났을 때 어떻게?

보헤미안 0 427 0 0

야외 스포츠 시즌이 시작되면서 쥐가 나도록 뛰다가 쥐가 나서 고통스러워하는 선수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봄 날씨에 산행이나 나들이 때 무리해서 쥐가 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코로나19가 덮은 악몽 같은 세상에서 모처럼 단잠을 자다가 쥐가 나 고통스럽게 단꿈에서 깨기도 한다. 대부분은 뻐근하다가 멈추지만, “이러다가 온몸이 마비되고 심장근육이 멈추지 않을까”하며 공포 속에서 잠을 설치기도 한다.

쥐가 난다는 것은 무엇일까? 다리 근육은 여러 개의 섬유다발로 구성돼 있으며 수축됐다 펴지면서 운동이 가능해지는데, 쥐가 난다는 것은 이 근육들이 비정상적으로 수축되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에서는 “쥐가 난다”고 표현하지만, 미국에서는 “찰리 말[馬]이 생겼다(I got a Charley Horse)”는 식으로 표현한다. 국어학자들은 쥐가 난다는 것이 설치동물 쥐와 관계가 있는지, 아니면 다른 것에서 유래했는지 감도 못 잡고 있다. 미국에서도 왜 근육경련에 말이 등장했는지 정답은 못 정했지만 두 가지가 가장 유력하다. 하나는 1880년대 미국 시카고의 야구 구장에서 찰리라는 이름의 말이 다리를 절룩거리며 롤러를 끌면서 그라운드를 다지는 일을 했기 때문에 다리를 절룩거리는 선수를 그렇게 불렀다는 설이다. 다른 하나는 보스턴, 신시내티 등에서 뛴 투수 찰리 래드번의 별명이 ‘올드 호스(Old Hoss)’였는데 경기 중 쥐가 자주 난 데에서 유래했다는 것. ‘Hoss’는 ‘Horse’의 속어다.

특정한 원인 없이 쥐가 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 근육 피로 탓에 생긴다. 오래 무리해서 운동하거나 뜨거운 곳에서 탈진하도록 달리면 근육이 피로하거나 수분을 잃어 쥐가 나기 쉬워진다. 음식을 통해 마그네슘, 칼륨 등 전해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아도 쥐가 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스타틴 계열의 약을 비롯해서 특정한 약물을 복용하거나 당뇨병, 콩팥질환, 간질환 등이 있어도 근육 수축이 생길 수 있다. 과도한 음주나 카페인 섭취도 원인. 일반적으로 몸의 환경이 급격히 바뀌는 임신부나 근육이 노화하는 고령자에게 더 잘 생긴다.

대부분의 쥐는 자연스럽게 사라지며 다리의 쥐 때문에 심장이 멎는 경우는 생길 수 없으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심장이 멎으려면 가슴 통증이 먼저 생긴다. 쥐는 대체로 가벼운 스트레칭으로도 ‘쥐 죽은 듯’ 사라진다. 옆의 사람이 근육을 마사 지하거나 열 패드, 따뜻한 물수건 등으로 문질러도 누그러진다.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는 “혼자 자다가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나 잠에서 깬다면 당황하지 말고 스트레칭과 마사 지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쥐가 난 다리를 가볍게 당겨 올려준 뒤, 발가락을 손으로 잡고 위로 당겨서 다리를 쭉 펴고 발등을 무릎 쪽으로 당겨 구부리면 된다”고 말했다.

운동 탓에 쥐가 나는 것을 예방하려면 운동 전후, 중간에 충분히 물을 마셔야 한다. 물은 근육이 정상적으로 수축하고 이완하는 것을 돕는다. 운동 후 스포츠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맹물보다 더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지만 반론도 있다. 준비운동이나 가벼운 조깅으로 온몸을 예열하고 본격 운동에 들어가는 것도 필요하다. 격렬한 운동을 할 때 일부 스포츠 선수들이 운동 중에 즐겨 먹는 바나나를 먹는 것도 좋다.

운동 뒤에도 적절한 스트레칭을 해야 밤잠을 깨우는 쥐를 예방할 수 있다. 잘 때 쥐가 나서 깨는 것이 되풀이된다면 자기 전에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침실에 들어가면 쥐나 말이 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심한 통증과 함께 쥐가 나는 것이 되풀이되거나 온몸에 힘이 없거나 감각마비, 구토, 설사, 식은땀 등이 동반되면 척추, 혈관, 간, 신장 등의 다른 병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정형외과, 신경의학과, 가정의학과, 내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을 찾아서 정확한 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구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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