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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돼지 심장’ 첫 이식…“정상적으로 호흡”

보헤미안 0 344 0 0

‘돼지 심장’ 들어보이는 의료진 미국 메릴랜드대학 병원 의료진이 지난 7일(현지시간) 사람 심장을 이식받지 못한 시한부 환자 데이비드 베넷에게 이식할 돼지 심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돼지 심장을 인체에 이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볼티모어 | 메릴랜드 의대·AP연합뉴스


거부반응 유전자 제거 후
57세 심장병 환자에 이식
미국 의료진 “회복 단계”
사흘째 심박·혈압 정상
얼마나 생존할지 초관심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남성이 수술 이후 사흘째인 10일(현지시간)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 메릴랜드 의대는 심장병 말기 시한부 환자인 57세 남성 데이비드 베넷에게 지난 7일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했으며, 현재 베넷은 자가 호흡이 가능한 상태로 심장박동과 혈압 등이 모두 정상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수술에는 인체에 이식될 경우 인간 면역체계의 즉각적인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돼지 장기 세포면의 당(糖) 성분을 제거하는 등 10가지 유전자조작을 거친 돼지의 심장이 사용됐다.

메릴랜드 의대 측은 이날 인체 장기를 이식받지 못해 다른 선택지가 없는 베넷으로부터 동의를 받아 수술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베넷은 수술 전 의료진에게 “죽거나 이식 수술을 받는 것 외에 나에게 선택지는 없다”면서 “나는 살고 싶고 살 가망이 별로 없을 수도 있지만 결국 이것이 나의 마지막 선택”이라고 말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31일 ‘확대 접근’(동정적 사용) 조항을 통해 긴급 수술을 허가했다. 이 조항은 심각한 질환 등으로 생명이 위험한 환자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을 때, 유전자조작 돼지 심장 같은 실험적 의약품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종 장기 이식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4년에는 한 영아가 개코원숭이의 심장을 이식받은 뒤 21일간 생존했지만 결국 거부반응으로 사망했다.

뉴욕타임스 등 현지매체들은 이번 사례가 이종 장기 이식 수술 활성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해 미 뉴욕대 랑곤 헬스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신부전 증상이 있는 뇌사 환자에게 이식해 면역 거부반응 없이 작동한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메릴랜드 의대의 이번 수술은 일반 환자에게 적용한 첫 사례로 뉴욕대의 성과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P 그리피스 박사는 “이번 획기적인 수술로 장기 부족 문제 해결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며 “우리는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지만, 세계 최초로 이뤄진 이 수술이 앞으로 환자들에게 중요한 새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만 한 해 10만명 이상이 장기 이식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다른 사람의 장기 이식을 받은 사람은 지난해 3800명에 불과했고,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 하루 평균 12명씩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종 장기 이식 수술이 본궤도에 오르더라도 이 수술을 누가 동의하는 것이 맞는지 등 의료윤리는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아트 캐플란 뉴욕대 생명윤리학과 교수는 CNN과 인터뷰하면서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가 실제로 죽음에 임박했느냐에 대한 동의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매우 위험한 시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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